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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오션월드<17>바라쿠다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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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쿠다는 농어목 꼬치고깃과에 속하는 어류로 세계적으로 20여 종이 있다. 대개는 성체의 크기가 50㎝ 남짓하지만 가장 큰 종인 그레이트바라쿠다(Great barracuda)는 몸길이 2m, 체중 40~50㎏에 이른다. 카리브해 연안 사람들은 공격적인 성향 때문인지 바라쿠다를 상어보다 위협적으로 생각한다. 바라쿠다는 이미지가 강해 우리나라 군용 장갑차와 미국 해군 잠수함 등 군사용 무기 이름에도 붙여졌다. 바라쿠다 장갑차는 자이툰(이라크), 동명(레바논)부대 등 해외 파병부대에서 운용되었었다.
   
그레이트바라쿠다-독립생활을 하는 그레이트바라쿠다는 몸길이 2m에 이르는 대형 종이다.

●공격적인 바라쿠다
바라쿠다는 몸이 길고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게 뻗어 있다. 등 쪽이 푸른빛을 띤 갈색, 배 쪽은 연한 갈색이고 지느러미는 노란색 또는 검은색이다. 바라쿠다는 큰 입이 눈가까지 찢어져 있는 데다 위턱보다 길게 튀어나온 아래턱으로 인해 상당히 거칠게 보인다. 입 사이로는 입을 완전히 다물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날카로운 이빨들이 단검을 세워둔 것처럼 삐죽 튀어나와 있어 위협적이다. 바다쿠다가 두려운 것은 겉모습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그러하지만 무리 지어 다니며 사냥하는 습성 때문이다. 이들은 수백 수천 마리가 느린 속도로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며 돌아가다 먹이가 될 만한 물고기들을 만나면 서서히 에워싼다. 바라쿠다의 포위망에 갇힌 물고기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고 만다. 먹잇감을 음미하듯 천천히 관찰하던 바라쿠다 중 한 마리가 대열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자극을 받은 무리 전체가 창이 날아가듯 물고기 떼를 향해 돌진한다. 날카로운 이빨도 이빨이지만 시속 30㎞가 넘는 속도로 달려드는 바라쿠다에 부딪치는 물고기는 그 충격만으로도 기절하거나 죽고 만다. 이러한 기세가 창이 날아가는 듯 보여서인지 바라쿠다의 우리말은 창꼬치다. 바라쿠다의 학명 스피라에나(Sphyraena)는 망치(Hammer)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왔다. 바라쿠다의 머리가 지질학자들이 사용하는 뾰족한 쇠망치와 비슷하게 보여서다.
   
긴장감-바라쿠다들의 무표정한 눈빛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공격성이 강한 바라쿠다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열대 바다에서 흔하게 만나는 바라쿠다
열대 바닷속을 다니다 보면 바라쿠다를 흔하게 만난다. 익숙해져서일까 … 처음 만났을 때 같은 긴장감은 덜 하지만 무리를 이루어 휘감아 드는 모습에 대한 경외감은 여전하다. 바라쿠다 무리를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초반 필리핀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인 두마게티시티 아포섬을 찾았을 때였다. 당시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바람에 바라쿠다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었다. 몸 주위를 감싸며 돌아가는 무표정한 눈빛들의 섬뜩함에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었다. 만약 한 마리라도 긴장의 끈을 놓고 튀어나온다면 자극받은 무리 전체가 동시에 달려들지 모를 일이었다. 바라쿠다는 강한 포식성과 빠른 몸놀림으로 거의 모든 물고기를 사냥하지만 이들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돌고래나 대형 어종인 다랑어들의 사냥 대상이 된다.

   
바다거북과 바라쿠다-열대 바다를 다니다 보면 바라쿠다를 흔하게 만난다. 바라쿠다들이 바다거북과 함께 유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20여 종의 바라쿠다
바라쿠다들은 주로 열대 및 아열대 바다에 서식하며 세계적으로 20여 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애꼬치(Japanese barracuda), 창꼬치(Blunt barracuda), 꼬치고기(Red barracuda) 등 세 종류가 발견되지만 크기가 30~40㎝에 불과하다. 열대 해역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종은 블랙핀 바라쿠다(Blackfin Barracuda)로 주로 무리를 이루어 다닌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꼬리지느러미가 대체로 검은색을 띠며, 은색 바탕의 몸 측면으로 18~22개의 줄무늬가 있다. 가장 큰 종인 그레이트 바라쿠다(Great Barracuda)는 카리브해가 주 무대이다. 은색 바탕에 몇 개의 검은 얼룩이 흩어져 있는 이들은 어릴 때는 무리를 이루지만 성체가 되면서 독립생활을 한다. 은색 바탕에 꼬리가 노란 옐로우테일 바라쿠다(Yellowtail Barracuda)는 크기가 약간 작은 종으로 동남아의 열대해역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북아메리카 태평양 해안에서 서식하는 캘리포니아 바라쿠다(California barracuda)는 엄청난 규모로 모여 다니기에 상업적 어획 대상으로 인기가 있다. 이 밖에 브라스 스트라이프 바라쿠다(Brass Striped Barracuda), 뒤 등지느러미의 끝이 흰 빅아이 바라쿠다(Bigeye Barracuda), 몸의 위쪽에 20개의 물결 모양의 줄무늬가 있는 파이크핸들 바라쿠다(Pickhandle Barracuda) 등이 있다.
   
옐로우테일바라쿠다-옐로우테일 바라쿠다(Yellowtail Barracuda)는 크기가 약간 작은 종으로 동남아의 열대해역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창꼬치 증후군(Pike/Barracuda Syndrome)
바라쿠다는 공격성이 강해 먹잇감을 만나면 돌진한다. 심리학자들은 수조 안에 바라쿠다와 작은 물고기를 넣어두고 그사이에 투명한 유리 칸막이를 설치하는 실험을 했다. 먹잇감을 발견한 바라쿠다는 이들을 향해 달려들지만 가로막아둔 유리 벽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런데 몇 번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공격하지 않는다. 이후 유리 칸막이를 걷어내면 어떻게 될까? 바라쿠다는 실패했던 자신의 경험만 떠올려 여전히 작은 물고기를 공격하지 않는다. 이처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 자신의 경험이나 관습으로만 현 상황을 판단하는 것을 ‘창꼬치 증후군( Pike/Barracuda Syndrome)’이라 한다. 결국,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이 관습과 자신의 경험뿐이다 보니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는 전혀 고려하지 못한다. 만약 회사 조직 내 의사결정권자에게 ‘창꼬치 증후군’이 있다면 그 조직은 발전하지 못한다. 그는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판단 기준을 과거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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