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장기 관점서 개혁 신중론도
- 시민단체 “보완책 마련 시급”
빠르면 이달 중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편안을 확정하겠다던 정부의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방안에 대한 반대론이 거세지면서 신중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국토부 내부에서도 이런 여론을 고려할 때 무리한 추진은 힘든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럴 경우 LH 개혁은 시행 시기가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어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토부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LH 수직분리’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직분리안은 LH의 주거복지 기능은 모회사로, 토지·주택 개발 기능은 자회사로 넘기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런 논리는 지난 20일 국회 토론회에서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반대론자들은 주거와 토지 정책을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또 모자회사 구조에서는 자회사에 대한 인사권을 모회사가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하며 자회사의 이익을 모회사로 분배하는 데 저항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LH는 매년 주거복지 분야의 적자를 택지 판매·주택 분양 등에서 발생한 흑자로 메우는데 수직분리가 되면 이런 교차보전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에서는 자산이 185조 원에 이르는 거대한 조직의 개편방안이 수개월 만에 마련된 점에서 정부가 ‘보여주기식 행정’을 한다고 비판한다. 일부 의원들은 국토부가 수평분리 방안이나 기존 조직을 바탕으로 혁신을 수행할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완벽한 결과 도출을 위해 중장기 관점에서 LH 개편을 바라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국토부는 자체 수립 방안에 대한 반대가 예상을 뛰어넘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달 중 최종안을 마련해 국회에 넘긴다는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LH 개편은 국회가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을 개정해야만 가능한 까닭에 대다수 상임위 위원까지 반대하는 현재의 방안으로는 국회 통과가 거의 불가능하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국토부가 LH 개편에 대한 보완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사 사례에서 보듯 시간이 흘러 여론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별다른 성과 없이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앞서 두 차례 열린 공청회 의견을 토대로 보완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 전문가 및 정치권과의 협의도 지속해 최적의 방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