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퇴론·시장 참모진 반대설 등
- 배경놓고 해석 분분 … 파장 예상

박형준 부산시장이 신임 부산도시공사 사장으로 박현욱(66·사진) 전 부산 수영구청장을 내정했다. 하지만 박 전 구청장은 부산도시공사 사장 응모를 철회하는 사실상 ‘사장직 포기’ 가능성까지 언급해 신임 도시공사 사장 임명을 둘러싼 갖은 해석이 나온다.

16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박 시장은 지난주 박 전 구청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하고 임명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초 차기 사장 공모를 진행해 박 전 구청장과 김가야 동의대 명예교수 2명을 후보로 압축해 박 시장에게 보고했다. 도시공사 사장은 시 산하 6대 공기업 수장으로, 부산시의회의 인사검증 절차를 거친다. 시의회는 인사검증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박 전 구청장은 공사 사장 공모 신청을 철회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이르면 17일 중으로 최종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구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장의 최측근 인사라는 수식어가 붙어 개인적인 부담이 크다. 여기에다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도시공사 사장 임명에 따른 여러 논란으로 시장과 시정에 적잖은 부담을 주는 것 같아 고심이 크다”고 말했다.

박 전 구청장은 3·4대 부산시의회 의원을 지낸 이후 5·6·7대 수영구청장을 역임했다. 그는 박 시장이 국회의원이던 때 지역구 단체장을 맡았으며, 지난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는 박 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한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박 전 구청장의 이 같은 발언의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박 전 구청장이 실제 박 시장과 시정, 나아가 국민의힘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고심 끝에 용퇴를 결단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의회 인사검증특위 청문회에서 민주당 시의원들이 박 전 구청장의 ‘전문성’과 ‘정치 성향’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와 달리 박 전 구청장의 내정 과정에서 불거진 시장 참모의 이견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해석도 있다. 시 정무라인 일부와 박 시장의 일부 측근은 박 전 구청장 내정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에 박 시장이 도시공사 사장 재공모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경이 무엇이든, 박 전 구청장이 인사권자인 박 시장이 아닌, 언론을 통해 공모 철회 의사를 밝힌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병욱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