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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해운사 담합” 제재 가능성…‘제2 한진해운 사태’ 우려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1-08-15 22:12:4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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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임담합 공정거래법 위반 적용
- 23곳 과징금 8000억 부과 예고
- 해운사 의견서 토대로 내달 결론
- 제재 여부보단 수위에 초점 전망

- 업계 “해외는 공동 행위 허용”
- 제재 확정 땐 반발 더욱 커질 듯
- 국회, 공정거래법 미적용 추진
- 개정안 내달 상정해 심의 계획

주요 해운사들의 운임담합 사건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여부가 다음 달 확정된다. 공정위가 이미 지난 5월 ‘과징금 8000억 원 부과’ 방침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제재’로 결론 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해운업 타격 등을 이유로 공정위 제재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업계와 정치권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가 우려하는 ‘제2의 한진해운 파산 사태’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사들에 대한 제재 여부를 다음 달 확정한다. 사진은 지난달 해상운송 업계와 학계, 부산 시민단체가 공정위의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퍼포먼스 모습. 연합뉴스
■내달 전원회의서 제재 수위 결정

15일 정부 당국과 국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달 전원회의를 열어 국내외 23개 해운사의 운임담합 사건과 관련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회의에는 위원장을 포함해 9명의 위원이 참석한다. 제재 여부보다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앞서 공정위는 2018년 7월 목재 수입업계로부터 “국내 해운사들이 동남아시아 항로의 운임 가격을 일제히 올려 청구하는 등 담합을 저지른 것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후 공정위는 외국 해운사까지 조사 대상을 넓혔고, 올해 5월 “HMM(옛 현대상선) 등 국내외 23개 선사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최대 8000억 원(전체 매출액의 10% 적용 시) 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각 사에 발송했다. 해당 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과 성격이 같은 문서다.

공정위는 지난 13일까지 해운사들로부터 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서를 각각 제출받았다. 이를 토대로 다음 달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한 것이다.

현재 공정위는 해운사들의 가격 담합이 해운법에서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불법적인 공동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법 29조에 따르면 해운사는 운임·선박 배치, 화물의 적재, 그 밖의 운송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공동행위를 하려면 ▷화주 단체와의 사전 협의 ▷해양수산부 신고 ▷자유로운 입·탈퇴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부당한 행위로 간주돼 공정거래법을 적용받게 된다.

■정치권, 해운법 개정안 논의 착수

해운사들에 대한 공정위 제재가 확정되면 업계는 물론, 지역 정치권의 반발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해운업계는 과도한 과징금이 부과되면 제2의 한진해운 파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부산시의회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과 국회도 해운업계 우려에 궤를 같이하며 공정위 제재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대표 발의)은 지난달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여야 의원 19명과 함께 해운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해운법에 따른 공동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해운협회도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따라 대규모 과징금(최대 총 8000억 원)이 부과될 경우 대부분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은 도산 위기에 직면한다”며 “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회 농해수위는 다음 달 국회에 이 법안을 상정해 본격적인 심의에 나서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역시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해운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해운업 전체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반면 공정위는 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도 해운업에 대해 예외적으로 공동 행위를 허용하고 있지만, 일정한 조건을 지키지 않을 때는 제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유럽연합(EU)과 홍콩 등 운임 담합 자체가 허용이 안 되는 곳도 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에 해운업계는 “미국 EU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호주 말레이시아 등 우리나라와 유사한 상황인 대부분의 주요 해운국들은 정기선사 간 공동행위를 허용하고 있다”며 “EU의 경우 운임에 관한 공동행위를 포함하는 해운동맹을 폐지했는데, 이는 세계 컨테이너 1위, 2위, 3위, 5위가 유럽 선사인 만큼 이들 초대형 선사가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EU의 이익이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이러한 이유로 대형선사간 치킨게임이 벌어졌고 경쟁에서 밀린 한진해운이 파산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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