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기계를 일일이 조종하지 않아도 알아서 밭을 갈 수 있는 국산 자율주행 트랙터의 상용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4일 농촌진흥청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영상인식 기반 트랙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트랙터에 장착된 카메라와 분석 장비를 통해 밭의 상태를 스스로 인식,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경작 뿐 아니라 비료 뿌리기, 운반 등도 무인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장애물을 인식해 회피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에 대해 최근 산업재산권 출원을 완료했다. 이어 시험 운행 과정에서 생긴 문제점을 보완한 뒤 농기계 생산 업체와 자율주행 트랙터의 상용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무인 트랙터가 보급되면 인건비 절감 등으로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외국산 기계의 수입 대체 효과 발생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산 제품이 상용화되면 해외 시장 개척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트랙터의 세계 시장 규모를 2023년 12억 달러, 2050년 45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회사로는 미국의 존디어, 일본의 쿠보타, 이탈리아 ASI, 독일의 AGCO 등이다. 농진청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 지난해부터 농업의 디지털화·첨단농기계 및 농업로봇 개발·시설재배 기술 혁신 등을 추진해왔다.

　농진청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에 무인 농업시대가 도래할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서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산·관·연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