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업황 불확실 5.5% 제시
- 사무직 노조, 중노위 조정 신청
- 선원 노조도 교섭 결렬 땐 쟁의
- 업계, 임단협 대승적 결단 호소
국적선사인 HMM의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이른 시일 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럴 경우 국제해운업계의 해상운임 인상과 선복량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수출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물류대란’ 발생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
| 국적선사인 HMM의 임단협이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수출업계에 ‘물류대란’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HMM이 수출 지원을 위해 미주 노선에 투입한 선박. 연합뉴스 |
1일 업계에 따르면 HMM의 노사협상은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연봉 인상률이다. 사측은 올해 임단협에서 5.5% 인상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25%를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회사의 경영여건이 크게 개선된 만큼 이에 걸맞게 연봉이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HMM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제 해운환경 변화와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 등에 힘입어 지난해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수익을 올렸다. 2분기 영업이익도 1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또 옛 현대상선이 HMM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때 직원들이 임금 동결 등을 수용하며 회사 살리기에 동참했던 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실적이 호조를 보이기는 했으나 향후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연봉 인상률 결정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채권단은 HMM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출자전환과 영구채 직접 지원 등을 합쳐 3조8000억 원이라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게다가 사측은 채권은행이자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눈치도 봐야 하는 형국이다.
사무직원들로 구성된 HMM의 육상노조는 임단협이 결실을 보지 못하자 지난달 29일 열린 대의원 회의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하기로 의결했다. 이어 중노위 조정이 실패한다면 찬반투표를 열어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사측과 별도로 임단협을 하고 있는 해원 노조(선원 노조) 역시 3일 재개될 3차 교섭 등에서도 타결이 되지 않는다면 중노위 조정 신청에 들어간다. 아울러 여기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론을 얻지 못하면 육상노조와 함께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는 HMM의 임단협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적선사인 HMM이 파업을 하게 되면 수출길이 완전히 막히기 때문이다. 해상운임이 계속 오르고 있어 외국선사 이용도 현재로는 엄두를 내기 힘든 실정이다. 주요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전주 대비 96.24포인트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4196.24에 도달했다. 또 미주 동부해안지역으로의 해상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만67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임단협 결과는 자사 뿐 아니라 수출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파업이라는 최악의 일이 생기지 않도록 대승적 결단을 내려 달라”고 주문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