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준(56·사진) 명등수산 대표는 거제대교 옆 조그만 섬 ‘고개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굴 양식업을 하는 부친을 보면서 자랐기에 자연스럽게 수산업이 천직이라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26살의 젊은 나이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대학까지 나온 젊은이가 번듯한 직장 생활을 하지, 섬에는 왜 내려왔느냐”는 주위 핀잔이 이어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굴 양식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때였다. 그는 가업을 제대로 이어 굴 양식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이 확고했다.
고개도 맞은쪽의 거제도 본섬에 명등수산을 설립하고 수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열의는 넘쳤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어업인 후계자를 신청했지만 두 번이나 떨어지고 3년 만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는 그를 더욱더 강하게 만들었다. 30대에 한국수산업경영인 거제시연합회장에 취임해 내리 3선 했다. 경남도연합회장도 지냈다. 틈틈이 짬을 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써 내려간 ‘어민의 행복을 꿈꾸며’라는 책도 펴냈다.
2019년 3월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거제수협 조합장에 당선됐다. 세 번째 도전 만이다. 어업인 후계자도 세 번째, 조합장도 세 번째 도전 만에 당선됐다. 그는 지난달 거제에서 열린 ‘제26회 바다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3배체 굴 대량생산 체계 구축과 수협의 조직개편 단행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기반 마련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엄 대표는 “다양한 수출 기회 확대를 통해 지역 수산업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어업인의 소득 증대는 물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