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부산 이전·신생팀 창단 추진
- 팬미팅·아마추어 리그 등 개최
- 모기업과 협력,크리에이터 육성

부산시가 e스포츠 프로게임단을 지역 연고 구단으로 유치했다. e스포츠 프로리그에 지역 연고제가 도입되는 첫걸음이면서 지역에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14일 e스포츠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샌드박스 게이밍’과 연고지 협약을 체결한다고 13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샌드박스 게이밍은 올해 내에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신규종목 팀 창단도 추진한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1~3군, 카트라이더, 피파 등 3개 종목 35명의 선수로 구성된 샌드박스 게이밍의 프로구단은 유니폼에 부산을 상징하는 로고를 부착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등 부산 연고 구단으로 활동한다. 협약 기간은 3년이며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샌드박스 게이밍은 e스포츠 리그 중 하나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프랜차이즈 구단이다. LCK는 지난해 봄 시즌 평균 22만 명, 최고 107만 명이 시청한 e스포츠계 대표 프로리그다. LOL은 한국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 중국에서도 프로리그가 열리는데, 이들 메이저 4개 리그 등 세계 12개 리그 상위 팀이 출전하는 ‘LOL 월드 챔피언십’은 지난해 평균 시청자만 2304만 명이었고, 최대 4595만 명이 시청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인기 덕분에 월드 챔피언십은 월드컵에 비유한 ‘롤드컵’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연고지 협약은 국내 e스포츠계에 지역 연고 제도가 뿌리내리고, 부산의 e스포츠 산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샌드박스 게이밍은 소속 프로 선수들과 e스포츠 팬들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e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아마추어 리그 개최, 게임아카데미 설립 등을 추진해 지역 e스포츠 산업 육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 샌드박스 게이밍의 모기업 샌드박스 네트워크와 협력해 다양한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유명 크리에이터를 소속으로 두고 콘텐츠 제작·유통과 매니지먼트 사업 등을 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 기업으로, 구독자 200만 이상을 보유한 유튜버 도티 등 크리에이터 410개 팀이 소속돼 있다.

샌드박스 게이밍 정인모 CSO(최고전략책임자)는 “e스포츠는 지역 연고 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팀이 아닌 선수를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됐기 때문에 프로구단의 지속성에 의문이 따랐다. 하지만 지역 연고제를 통해 e스포츠 산업의 성장을 막던 장애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과 유대를 쌓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