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평균 13.5%보다 배 높아…서면 12%보다 월등
-내·외국인 관광객 동반감소 프랜차이즈마저 철수
29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 수많은 점포가 밀집해 부산 1번가로 불리던 이곳의 영화는 옛말인 듯 했다. 한 걸음을 뗄 때마다 빈 점포를 알리는 ‘임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남포역 7번 출구에서 국제시장 사거리까지 800m를 걷는 동안 점포 3,4곳 중 1곳은 빈 상태. 프렌차이즈 매장도 마찬가지. 간판만 주인 없는 점포를 지키고 있었다. 주로 1층에 위치한 화장품 프랜차이즈는 물론 건물 전체를 사용하던 글로벌 스포츠용품점이나 카페 프렌차이즈도 모두 떠났다. 음식점이 밀집한 광복로 뒤편 골목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두 집 중 한 곳은 비어있어 70m를 걷는 동안 발견한 빈 점포가 10곳이 넘었다. 남포동지하상가 역시 코로나19 불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상인회에 따르면 270개 상가 가운데 50여 개가 빈 상태.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발상지이자 원조 ‘상권 1번지’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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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최대 상권 중 하나인 중구 남포동 광복로가 코로나19 이후 매출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비어가고 있다. 손수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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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최대 상권 중 하나인 중구 남포동 광복로가 코로나19 이후 매출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비어가고 있다. 유명 스포츠용품 매장이 있던 자리. 손수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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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부산을 대표하는 남포동 상권이 몰락하고 있다. 이는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한국감정원 상업용부동산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남포동의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26.4%. 4곳 중 1곳이 비었다는 의미.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4분기(13.6%)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른 상권과 비교해도 남포동의 타격은 유독 심하다. 부산 전체 평균 공실률인 13.5%보다 약 2배 높다. 특히 남포동과 견줄 수 있는 주요 상권인 △부산대 앞 거리(11.4%) △서면·전포(12.1%) △해운대(16.9%) △광안리(16.9%)에 비해 최대 2.3배 높다. 2019년 4분기 5대 상권의 공실률은 △남포동(13.6%) △부산대 앞(13.4%) △서면·전포(9.7%) △해운대(21.7%) △광안리(14%)으로 남포동은 비교적 낮은 공실률을 유지했다.
상인들의 시름은 깊다. 3년간 광복로에서 카페를 운영했다는 A 씨는 “유동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광복로 대로변 일대가 다 죽어 매출이 급감했다. 3, 4개월 전부터 대형 점포가 상당히 많이 빠져나갔는데 들어오는 곳은 많지 않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튼튼한 프렌차이즈가 저런데 소상공인들은 오죽하겠나.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봄에는 사정이 더 나빠졌다. 쇼핑이나 먹거리 점포가 많은 남포동보다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 ‘최악의 5월’을 보내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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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감정원 상업용부동산임대동향에 따르면 부산 대표 5개 상권 중대형상가 공실률 중 남포동의 공실률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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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상가 공실률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첫 번째로 꼽힌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2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만264명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3987명) 대비 90.1% 감소했다. 남포동이 일본·중국·대만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꼭 거치는 상권이었기 때문에 타격이 더 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종합부동산서비스기업인 킹스마겐 천경훈 대표는 “남포동은 저렴한 물건이나 선물을 구입하기 위한 해외 관광객이 많이 몰렸는데 코로나19로 관광길이 끊기다 보니 휘청일 수밖에 없다. 국내 관광객은 해운대·기장이나 영도로 빠지는 추세다. 축제 등 행사도 거의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관광객만으로 유지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포지하상가상인회 문경태 회장은 “남포동은 해외 관광객뿐만 아니라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었다. 하지만 부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된 이후 해외 관광객 감소는 물론 국내 체류 외국인의 발길도 끊겼다. 남포지하상가의 경우 부산시가 임대료 50% 감면 정책을 다음 달로 종료하면 공실률이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부산시와 중구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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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에 있던 프렌차이즈 상가가 철수한 뒤 모습. 일본, 중국 관공객들에게 사랑 받던 화장품 브랜드 매장들이 다수 철수했다. 손수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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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프렌차이즈 상가의 발 빠른 철수, 국내 투자자 심리 변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원래 남포동이 해외 관광객에게 인지도가 높아 상징성 있는 상권으로 꼽혔다. 그래서 프렌차이즈 기업들은 실제 매출이 많지 않고 임대료가 높아도 ‘안테나 매장’을 뒀는데 코로나19로 매출 감소하자 발 빠르게 철수했다. 프렌차이즈는 건물 전체 다 쓰는 경우가 많아서 임대료가 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대표는 “북항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북항과 가까운 동구 초량동이나 부산역 인근을 더 선호하고 있다”며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코로나19가 끝나 관광이 정상화 되기 전까지 남포동의 어려움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