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부진·노사갈등에 적자 급등
- 러시아 제외 수출물량 전량 배정
- 생산 탄력 땐 정상화 발판 마련

르노삼성자동차가 다음 달부터 소형 SUV ‘XM3’(사진)의 유럽 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내수 부진과 노사 갈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르노삼성차가 유럽 수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르노삼성차는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를 다음 달부터 유럽 28개국으로 수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수출하는 물량은 지난 3월 사전 수출 때 선보였던 1.3리터 가솔린 직분사터보 엔진 모델 외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또 판매국도 기존 4개국에서 28곳으로 대폭 늘렸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9월 본사로부터 XM3 수출 물량(러시아 제외)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배정받아 지난 3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사전 수출해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그 결과 프랑스 자동차 전문 매거진 ‘오토 모토’가 독자의 투표로 선정하는 ‘최고의 SUV’ 1위에 오르는 등 호평을 받았고, 지난 3개월간 판매 실적도 목표치(7250대)를 넘겼다. XM3 유럽 수출량은 이달 말까지 8000대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현지 반응이 뜨겁자 르노삼성차는 유럽 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으며, 현재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유럽 자동차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소형 SUV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XM3 유럽 수출은 르노삼성차가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이슈다. 르노삼성차는 2019년 닛산로그 위탁생산 중단 이후 물량이 대폭 줄고 내수 부진까지 겹쳐 지난해 8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또 노사가 임단협 협상 난항으로 갈등을 빚으며 부산 공장의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XM3의 유럽 수출이 탄력을 받는다면 생산물량 증가로 회사가 정상화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향후 있을 본사의 물량 배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어 XM3의 유럽 수출 실적이 중요하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XM3가 뛰어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유럽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을 이어갈 수 있다면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회복과 임직원의 고용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