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좌초·표류 도중 포획되거나 불법으로 잡힌 고래는 위판 및 공매가 완전히 금지된다.

　11일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이 핵심인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상업적 포경을 금지하는 국제포경협회(IWC) 가입국이어서 이 기구가 제시하는 고래 보호 정책을 이행해 왔다. 또 귀신고래·남방큰돌고래·대왕고래 등 10종은 해양보호생물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제정된 고시는 혼획·좌초·표류된 고래류에 대해 연구용으로 쓰거나 폐기 또는 위판을 허용해 왔다. 또 불법포획된 고래는 해양경찰의 수사 이후 국고로 귀속된 뒤 공매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고래류 보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환경단체에서는 고래 위판을 통해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이 불법포획이나 의도적인 혼획을 유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수부는 혼획된 경우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잡힌 고래에 대해서는 아예 위판·공매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개정 고시에 삽입했다. 아울러 해수부는 혼획의 기준도 재정립했다. 이전에는 ‘어로활동 시 부수적으로 어획된 것’을 혼획으로 판단했으나 개정 고시는 ‘수산업법에 따른 면허나 허가를 받은 어업의 조업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어획된 것’으로 고쳤다. 이는 적법한 조업 중 불가피하게 혼획된 경우에만 위판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고시 개정은 고래류 보호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국제사회 규범을 지킬 수 있도록 어업인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