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이하 선원노련)이 선원을 바다에 수장(水葬)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3일 선원노련에 따르면 수장제 폐지를 위해 상정한 선원법 개정안에 대해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선박에 있는 사람이 전염병으로 사망해 선내 감염이 우려되거나 기항 예정 항만에서 시신 인도가 지속해서 거부되는 등의 사유가 있으면 해양수산부령에 따라 수장할 수 있다’는 대안을 통과시켰다. 선원법 개정은 지난해 5월 중국 선박에서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착취나 고문을 당하다 숨진 뒤 수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후 국회에서 법 개정이 본격적으로 논의돼 왔다.
선원노련은 성명에서 “그동안 비인권적인 수장제도의 폐지를 강력히 요구해왔는데,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지는 수장제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전염병 사망 시 수장 가능’이라는 단서까지 달아 놓았다”며 “전염병으로 사망했는지 안 했는지 판별은 선장이 아닌 의사만이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원노련은 “사인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못한 채 시신을 바다에 버리는 끔찍한 수장제도를 법으로 보장한다는 것은 오로지 돈만 좇아 사람을 사고팔던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수장제는 당장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선원 사망 시 선장의 수장 권한을 법으로 명시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뿐이며, 수장 사례도 수십 년간 전무한 까닭에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었다.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