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의 선상 생활 환경 개선에 주안점을 둔 ‘표준어선’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3일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시행된 ‘안전복지를 강화한 표준어선형에 관한 기준’에 따라 건조된 제1호 표준어선을 공개했다. 해수부는 그동안 좁은 취침 공간과 비위생적인 화장실 등으로 인해 선원들의 선상 생활 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에 따라 어선의 증·개축을 부분적으로 허용해 왔다. 하지만 표준이 될 지침이 없어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나는 사례가 많았다. 게다가 일부 어선에서는 안전과 선원 복지공간 확보보다는 어선 증·개축을 어획량 증대를 위한 작업공간 확대로 악용하기도 했다. 이에 해수부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을 비롯한 어선검사기관과 전문가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1년 이상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표준어선형 기준을 마련했다.

　이번에 건조된 선박은 9.77ｔ 연안통발 어선이다. 표준어선형 기준에 따라 복원성 검사 및 만재흘수선 표기를 통해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복지공간은 이전 선박에 비해 15㎥ 늘었다. 이는 9.77ｔ 선박의 허가규모를 기준할 때 23%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번 표준어선에서는 선원실을 상갑판 상부에 자리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선원들에게 편안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위급 상황 발생 때 쉽게 탈출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또 기존에 외벽이 없던 간이화장실은 독립된 공간의 전용 화장실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분뇨가 선외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부착했다.

　해수부는 어선 증·개축 때 표준어선형 기준을 지키도록 선주들을 독려할 계획이다. 또 건조 이후에는 각 지역의 어업관리단을 통해 어선의 안전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