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의 공공콘텐츠 구축은 원칙적으로 협의가 불필요하며 이 사안에 대해 해양수산부로부터 어떠한 문의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예산 관련 주무 부처인 기재부가 최근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온 북항 공공콘텐츠 사업 중단과 관련해 처음으로 내놓은 입장이다. 이에 따라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하 추진단)을 대상으로 한 해수부 감사가 이 사업에 제동을 걸기 위한 구실 찾기라는 의혹이 더 명확해졌다는 지적이다.

2일 기재부 재정관리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세한 내용을 봐야 알겠지만 원칙적으로 지자체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 가운데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민간투자 사업은 총사업비가 2000억 원 이상이거나, 500억 원 이상이더라도 국가(중앙정부) 재정이 300억 원 넘게 투입되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은 현재로서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해수부로부터 이 사업 계획의 변경 여부나 사업비와 관련한 협의 요청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까닭에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떤 문제가 있는지 기재부로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기재부의 판단을 기준으로 하면 북항 공공콘텐츠 사업은 추진단의 주장처럼 애초부터 기재부와 협의 사안이 되지 않는다. 현재 북항 공공콘텐츠 사업의 총사업비는 1700억 원으로, 북항 1단계 총사업비 2조4221억 원의 7%에 불과하기 때문에 ‘항만재개발법’이 규정하고 있는 경미한 사업 변경(총 사업비의 10% 이내)에 해당돼 관계부처와 논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해수부는 줄곧 “재원 분담 등에 대한 기재부 협의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사업 중단 이유로 내세웠다. 추진단이 세운 지금의 계획 아래에서는 별도의 조치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기재부가 밝힌 이상 해수부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염창현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