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고리원전 2호기의 가동이 중단된 지난 23일 박인식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장과 관리부서 담당 부서장의 직위를 즉시 해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가동 중단은 이동용 크레인이 고리원전 송전선에 접근하면서 촉발됐다. 명백한 ‘인재’로 판단한 한수원이 취임 5개월밖에 되지 않은 박 본부장에 책임을 물어 경질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수원은 고리 2호기가 자동 정지된 지난 23일 박 본부장 등을 직위 해제했다고 27일 밝혔다. 한수원은 같은 날 신임 본부장에 김준석 월성원자력본부 제3발전소장을 임명했다.
앞서 고리 2호기는 당일 오전 10시 43분 자동으로 정지됐다. 고리원전 부지 내 스위치 야드(345㎸) 울타리 교체 공사 중 자재를 옮기던 50t 규모의 이동용 크레인이 송전선에 근접해 섬락(순간적으로 불꽃이 튀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고리 2호기 원자로와 터빈의 가동이 멈춘 것이다. 스위치 야드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송전선로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사고 당시 송전선에 345㎸의 초고압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는 의미다.박 본부장이 지난해 11월 말 취임한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직위해제 조처는 한수원이 고리 2호기의 가동 중단 원인을 인재로 보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시사한다.
한수원 본사 관계자는 “인사관리 규정에 따라 고리 2호기 원자로 정지의 책임을 물어 박 본부장의 직위를 해제했다”며 “다만 직위해제가 ‘징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 조사단을 고리원자력본부에 파견해 상세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