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정지연 속 4~5월 원안위 제출
- 원안위 승인 땐 해체 작업 시작
- 사업 시작부터 차질… 우려 확산
- 부울경 지역 여론 반영도 무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고리원전 1호기의 해체계획서 최종안을 이르면 다음 달 말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제출한다. 원안위가 최종안을 심사한 뒤 승인하면 고리 1호기 해체는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최종안에 담기지 않는 데다 원안위 제출 시점도 애초 계획보다 반년이나 늦춰진 상황이어서 ‘고리 1호기 해체 작업이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채 계획 수립 단계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수원에 따르면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 최종안이 원안위에 제출되는 시점은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수원이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한 고리 1호기 해체 관련 공청회(총 4회)가 지난 26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서 열린 네 번째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해체계획서 초안의 일부를 수정하고, 그렇게 도출한 최종안을 심의·의결한 뒤 원안위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이 얼마나 걸릴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제출을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안이 원안위로 넘어간다는 것은 고리 1호기 해체 계획에 대한 원전 당국의 심사가 본격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사가 종료되면 그 결과는 ‘최종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승인이 이뤄지면 그때부터 비로소 고리 1호기 해체와 관련한 물리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문제는 가장 첨예한 이슈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지난해 7월 해체계획서 초안에 이어 이번 최종안에도 담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상 ‘미완성’ 최종안인 셈이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재검토위)가 최근 ‘빈손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미 예견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수원 측은 “재검토위로부터 권고안을 접수한 정부가 그 문제(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에 대해 앞으로 (권고안대로)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간도 지체됐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7월 “올해(2020년) 10월 말까지 원안위에 최종안을 제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원안위 제출 시점이 반년이나 늦춰졌다. 원안위가 지난해 3월 업무계획 때 밝힌 최종안 심사 완료 시점도 ‘올해(2020년) 말’이었다.
부울경 주민이나 시민단체의 요구가 최종안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도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이들은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을 마련한 뒤 해체에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한수원은 ‘즉시 해체’ 등 이미 정해 놓은 큰 줄기의 계획은 바꾸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언주 탈핵부산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유명무실한 공청회였다”고 비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