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채널 4만 명 구독자 보유
- 방송인 하하도 댓글 달아 화제
부산을 출발점으로 1970~8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원양어업. 한때 2만 명에 달했던 원양어업인이 지금은 2000명 선으로 줄고 그 자리를 외국인 선원이 대체하고 있다.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젊은이들이 꺼려하는 직업군에 속하지만, 톡톡 튀는 감성으로 바다 위 생활을 매력 있게 유튜브 채널(‘RAMP’)에 올리는 20대 원양어업인 유튜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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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에서 조업하며 지내는 일상을 유튜브에 찍어 올리는 김현무 항해사가 바다를 배경으로 셀프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현무 씨 제공 |
주인공은 사조산업 소속 태평양 참치 선망선 serena2호의 김현무(27) 2등 항해사. 전남 완도 출생으로 부경대학교를 졸업한 한 뒤 2017년부터 승선 중이다. ‘RAMP’는 현재 4만 1000여 명의 구독자와 200만 뷰 이상을 기록한 영상 등 원양어업계에선 현실을 가장 ‘힙’하게 보여주는 채널로 통한다. ‘원양어선 1인 선실’ ‘헉!!! 억 소리나는 원양어선 수입’ ‘원양어선 맛있는 음식 베스트10’ ‘26살 억대 연봉? 꽃미남 1등 기관사 일상’ 등 솔깃할 만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자신의 억대 연봉 내역서를 소개하다가 갑자기 일하러 나가는 장면과, 작업 중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어대는 가다랑어를 어깨에 멘 채 ‘원양어선 안마기’라고 소개하는 영상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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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창에 가득 쌓인 참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김현무 항해사. |
인스타그램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한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2019년 3월 부산 감천항에서 승선해 2년 동안 태평양에서 참치를 쫓아 다니며 조업 중입니다. 연안국에 입항해도 하선이 불가능해 1년째 육지를 못 밟고 있어요”라며 ‘살려주세요’라고 깜찍한 이모티콘을 보냈다.
조업 중에 영상은 어떻게 찍어 올릴까. “일할 때 카메라를 들고 설치면 바로 쌍욕 날아오죠. 일하기 전에 미리 가서 카메라를 설치해요. 처음보다 영상미와 영상 구성, 명확한 주제 선정 등에 신경을 엄청 쓰다 보니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려요.” 이어 그는 “처음 배에 탔을 때 승선생활을 찍어두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하나 둘 찍다 보니 꽤 많이 모였습니다. 부모님들이 영상을 보면 안심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처음에는 후배와 교수님들이 교육자료로 써도 되느냐는 연락을 많이 해 오셨고, 지금은 부모님들 댓글이 많이 달려요.” 특히 그는 최근 200만 뷰를 찍은 ‘원양어선 1인 선실’ 영상에 연예인 하하가 댓글을 달면서 더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원들은 가족이 영상을 보고 안부를 전하는 게 너무 좋다며, 출연 요청을 많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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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양어선에서 작업 중 한 선원이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드는 가다랑어를 어깨에 멘 채 안마기로 활용하고 있다. |
김 항해사의 영상을 보면 일몰 바다, 배 위에서 이·착륙하는 헬기 등 태평양 생활이 낭만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를 터. “보통 새벽 3시30분에서 4시께 일어나 조업지로 가서 작업을 합니다. 보통 3, 4시간 걸리고 고기(가다랑어) 양이 많으면 더 오래 걸리죠. 어군을 찾아 투망을 하고, 저녁때쯤 어탐이 종료돼요. 그물사고가 날 때나 전재작업 (어획물을 운반선에 옮겨 싣는 것)때는 눈코 뜰 새 없어요. 여가시간 대부분 자거나 영화나 드라마를 다운받아 봐요.”
젊은 나이에 원양어선을 타는 20대는 병역 면제 기간(3년)이 지나면 상당수 하선한다. 한달도 못 버티고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김 항해사는 “원양어선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걸 알았으면 해요. 병역특례 이후의 삶을 생각하고 준비하면 좋겠어요. 승선 때는 정말 힘들지만 이 꽉 깨물고 버티면 병역특례 후 승선 경력을 인정받아 갈 수 있는 길이 무수히 많아요.” 1등 항해사를 거쳐 선장까지 진급하고 싶다는 김 항해사가 들려 줄 ‘먼 바다’ 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진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