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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3-중> 은산해운항공②

젊은 직원 실수에도 관대… 신뢰로 ‘함께’ 성장하는 일류기업 추구

  •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  |   입력 : 2021-03-02 19:19:0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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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워딩 업체, 대면 영업 더 중요
- 양재생 대표 골프·술 안 하지만
- 종일 사람 만나며 믿음 키워나가

- 새벽에 나와 늦도록 일하면서도
- ‘힐링’‘욜로’ 신세대 가치관 인정
-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철학으로
- 직원들의 성장 인내하며 기다려

- 특수화물 대응 기술 다져온 은산
- 모든 임직원과 아울러 발전하며
- 중견기업 한계 뛰어넘기를 꿈꿔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대표는 매일 오전 5시40분 사옥 6층에 있는 도장인 국선도연맹 은산수련원에서 80분간 국선도를 수련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햇수로 18년째인 그는 사범 자격증을 갖고 있다. 왼쪽은 국선도 도반이자 은산수련원 원장인 김진규 사범.
■영업은 사람이다

모든 사업은 영업이 활력이다. 아무리 빼어난 제품도 영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막 뒤로 사라지기 십상이다. 수많은 기업이 홍보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개인의 이삿짐이라면 모를까 기업의 수출입을 대행하는 포워딩 업체에게 대중적 광고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담당자든 경영자든 대면 영업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영업에서 통상 골프와 술은 기본적 무장(武裝)으로 여겨진다. 흉금을 터놓고 원활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현재로는 최적의 무대와 요소가 되니. 그런데 은산해운항공 양재생 대표는 골프를 안 친다. 술도 안 마신다. 그렇게 영업이 되느냐고 물으니 “골프와 술 없이 영업이 안 된다고 누가 그러더냐”고 되묻는다.

그의 일상. 대개 자정 전후 잠자리에 든다. 눈을 떠 침대에서 나오는 건 오전 4시께다. 날마다 새로움을 위해 몸을 정갈히 하고 머릿속으로 일과를 정리한 뒤 5시 전후 집을 나서 회사로 향한다. 오전에는 주로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며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다. 정오가 되면 회사를 나서 사람을 만나러 다닌다. 사람 간 관계의 맺음과 깊이는 진심을 담은 지속적 대면이 최선이니 굳이 영업을 전제하거나 염두에 두지 않는다. 오후 늦게 다시 회사로 돌아와 하루 동안의 업무를 점검하고 퇴근하면 또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이어가다 귀가한다. 참 밋밋하다.

지독한 워커홀릭인가 싶은데 낯빛이 맑아 건강해 보인다. 1957년 출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비결이 있을 듯싶은데 그저 즐겁게 사람 만나고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게 전부란다. 그래도 뭔가 더 있지 않느냐 물었더니 매일 새벽 도장에서 국선도(國仙道)를 수련한단다. 국선도는 단전호흡과 기체조 등으로 심신을 수련하는 무도(武道)로, SK그룹 회장을 역임한 고 최종현 회장도 비슷한 기(氣)수련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심취했음은 잘 알려진 바다. 양재생 대표는 아예 사옥 내 국선도장을 마련해 임직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세대의 다름에 순응하다

   
은산해운항공은 어떤 화물이든 운송한다. 2.96t의 초저온 저장탱크 운송을 준비 중인 모습.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그의 일상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목전의 가난은 대부분에게 생존의 문제였고 그 극복은 더 많은 이의 목표가 되던 시대였으니. 더구나 성공이나 부의 구체적인 모델도 적었고 언어의 포장도 없었으니 그저 ‘부자가 되어’ ‘돈을 많이 벌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최상의 문법이었다. 그러니 일찍 일어나 늦도록 일하는 것에 ‘의문’은 없었고 성과가 있으면 그로서 뿌듯하고 기쁠 뿐이었다. 양재생은 그렇게 살았고 남다른 성과까지 이루며 오늘도 여전하니 중독된 워커홀릭이 아니라 성실하고 유쾌한 행진 중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다른 세상. 이제는 드러내 ‘돈’을 말하면 속돼 보이고 ‘부자’라는 단어는 촌스러운 언어로 여겨진다. ‘행복’도 세련돼 보이지 않아 ‘저녁이 있는 삶’ ‘힐링’ ‘욜로(YOLO)’ 등으로 삶의 가치를 매긴다. 멋진 신세계다. 그렇지만 양재생의 삶에 공감하는 세대로서 부럽기는 해도 적응은 어색하니 ‘꼰대‘인가, 혀를 차게 된다. 하물며 그들 신세대와 함께 일하는 경영자로서의 그는 어떨까.

인터뷰를 하는 동안 회장실의 열린 문을 의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문밖 직원들은 저마다의 업무처리에 열중하느라 목소리 톤에 거리낌이 없었고 양 대표도 무신경했다. 지위와 권위에 익숙하던 세대로서 선뜻 적응되지 않는 분방 혹은 생동….

“기성세대가 만든 제도 혹은 규율에 참여한 적 없는 세대이고 자신들 나름의 가치관이 있는 겁니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수긍해야 ‘함께’가 될 수 있습니다.” 양재생은 회사의 발전은 임직원의 발전과 ‘함께’라는 철학을 고수한다. 그 ‘함께’에 상하 수직관계의 압박은 당치 않다. 신뢰하고 존중하며 자율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리의 수긍은 쉽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절제를 넘은 ‘버림’이나 ‘희생’이 따르는 문제이기에 실행이나 실천을 보기 드물다.

‘기다리는 것도 실력이다.’ 양재생 대표의 대인(對人) 철학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불호’의 감정이 있다. 그렇지만 그는 ‘칼날 같은 마음’을 ‘인내하는 마음’으로 다스린다. 젊음의 실수에 관대하다. 실력의 모자람도 기다림으로 채운다. 그만큼 은산은 사원 이직률이 매우 낮다. 다만 그 모든 신뢰에 전제되는 것은 ‘준법’과 ‘정의(너무 거창하면 바름의 의식 정도)’다. 즉 불법과 불의에 젖지 않으면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의 철학. 기업인의 성공을 듣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완성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 근본은 다음 회로 미루고 전회에 제기한 ‘중견기업의 활로’부터 풀어본다.

■은산은 일류다!

   
젊은 신세대 직원들과 곧잘 어울리는 양재생 대표.
양재생 대표는 일등보다 일류를 추구한다. 포워딩은 대행이니 보다 많은 물량 확보로 업계 1등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은데 일류라니 의아하다. 그런데 잘못 알았다. 물류의 종류는 다양하다. 더구나 중화학은 물론 첨단산업에서까지 세계 상위권인 대한민국을 드나드는 물류는 컨테이너를 생각하는 일반의 상상을 초월한다. 어릴 적 발전소용 대형발전기를 통째 수송하느라 컨테이너트럭 여러 대를 붙이고 드럼통을 물에 띄워 부력으로 다리를 받치며 도강하는 기술에 찬사를 보내던 언론의 기사를 기억한다. 현대 화물은 그런 크기나 무게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수송에 영하 70도 초저온 상태 유지를 필요로 하는 화이자 등 백신처럼 온도, 진동 등 다양한 대응을 요구한다.

예상치 못한, 상시적이지 않은 특수화물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은 임기응변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축적된 기술의 발현이다. 또한 그런 일류의 실력은 원청업체의 이익도 배가하니 중견기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길이다. 은산은 그 바탕을 다지고 쌓아왔다. 그럼에도 경쟁업체, 특히 대기업의 기술도용으로 지속적인 빛을 발하지는 못하지만 좌절하거나 연연하지 않는다.

멈추지 않은 욕망을 ‘아직 배가 고프다’로 표현한다. 양재생은 배고파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나아가는 걸음을 멈출 생각 없고 의지는 누구보다 강렬하다. 까닭은 앞서 이야기한 ‘함께’가 가장 크다. 그래서 그는 인재에 목마르다. 더 많은 인재가 모여 더 강하고 탄탄한 일류가 되고, 중견기업을 뛰어넘는 안정과 지속성장을 ‘함께’ 공유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취재에 동석한 40대 초반 경력직 중견사원에게 슬쩍 연봉을 물어봤다. 중앙 언론사 중 ‘중견’ 규모 신문사의 비슷한 경력기자 연봉과 별 차이가 없다. 지역보다도 태어나고 자란, 정 깊은 인연과 언제라도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더하여 ‘함께’가 근본이면 능력만큼 천국을 일굴 무대 아닌가. 인재여, 헬(hell)과 헤븐(heaven)은 그대의 선택이다!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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