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진행하는 부산신항 운영사 1단계 통합 정책이 국내 유일의 국적 터미널 운영사인 ㈜한진의 존립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국제신문 지난 24일 자 4면 등 보도)되는 가운데, 국내 중소선사들도 통합 과정에서 신항의 다목적부두 운영권을 상실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5일 국내 중소형 선사들과 한국해운협회(KSP)등에 따르면 부산신항 운영사 1단계 통합 과정에서 신항 3부두를 운영하는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의 연쇄적인 물량 이탈 문제와 함께 현재 국내 중소형 선사들을 위한 다목적부두의 운영권 이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 중소형 국적선사들은 부산신항에서 대형선사에 밀려 안정적인 선석 확보가 어려워 정시성을 확보하지 못하자 2018년부터 BPA 소유의 다목적부두를 전용 부두로 사용 중으로 연간 18만TEU 가량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임차 기간은 올해 4월까지이다. 하지만 BPA가 PSA의 1부두(PNIT)와 HMM과 PSA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가진 4부두(HPNT)의 우선 통합을 추진하면서 두 부두 사이를 잇는 다목적부두 운영권을 인센티브로 주기로 해 중소형 국적선사들이 다목적부두를 사용하기 어렵게된다.

　다목적부두의 운영권이 PSA에 넘어간다면 국내 중소 선사들은 부산신항의 환적물량을 트럭 등을 이용해 북항으로 이동시켜야 해 시간 및 비용 등의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운협회의 한 관계자는 “항만공사가 중소 국적선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목적부두를 KSP 전용으로 제공한 지 3년도 안돼 1, 4부두 통합을 추진하면서 다목적부두를 사용할 수 없게 될까봐 선사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사전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BPA 측은 “KSP측에는 올해 연말까지 다목적부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만약 1, 4부두 통합이 이뤄진다해도 통합 운영사 측에 KSP물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사항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합 운영사가 다목적부두를 장치장으로 활용하면, 연근해 선사들의 컨피더 서비스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항만공사 앞에서 부산항 신항 국적운영사인 한진해운터미널 임직원 30여 명이 부산항만공사 신항 운영사 통합시기 조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

　한편 지난 24일 HJNC 임직원 30여 명은 부산항만공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BPA의 1, 4부두의 통합 지원 탓에 국적 운영사인 HJNC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하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을 위한 통합 시기 조정을 요구했다. 해수부와 BPA는 신항 운영사 수를 줄여 항만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오는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운영사를 통합할 계획이다. 1차로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1, 4부두 운영사인 PSA와 HMM은 현재 통합효과를 내세워 3대 글로벌 해운동맹의 하나인 디얼라이언스 유치 협상을 진행 중이다. 디얼라이언스가 1, 4부두와 계약하면 현재 1, 3부두를 이용하는 2M동맹이 6개 선석을 갖춘 2부두로 옮길 가능성이 커 3부두를 운영하는 HJNC가 물량 이탈에 따른 존폐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