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 시점 2~3개월 늦춰져
- “가격 제때 파악 못해 역효과”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시점을 ‘계약일’에서 ‘등기 신청일’로 변경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실거래가 신고를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점화했다. 계약을 한 뒤 이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높이는 조작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게 입법 취지지만 부동산 거래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없어 오히려 피해가 양산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로 해야 하는데, 개정안은 등기 신청일로부터 30일 이내로 하도록 한다. 이 의원은 실거래가 신고 취소 사례 중 상당수가 시세 조작이 의심돼 잔금 납입까지 완료한 이후에 등기 신청일을 기준으로 실거래가 신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로 개정안을 마련했다.

정부도 다음 달부터 주택 매매 계약의 취소 내역도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남기도록 제도를 개선(국제신문 지난달 28일 자 10면 보도)하기로 했다. 신고된 계약이 해지됐다면 단순히 정보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거래가 해지된 사실을 표시하고 해제 사유 발생일을 공개해야 한다.

시장의 반응은 다소 냉담하다. 실거래가는 매매의 절대적 기준으로, 사실상 시세의 기준인 만큼 신고 시점의 변경은 매우 민감한 요소다. 특히 등기 신청일을 기준으로 하면 주택 거래량과 시세 등을 제때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점도 있다. 통상 계약 이후 등기신청까지 최소 2달 정도는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시장의 신속한 정보 제공을 위해 실거래가 신고 기한을 계약 체결일 6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단축한 바 있다.

해운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허위 거래로 인한 시세 조작을 막겠다는 입법 취지는 공감하지만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에게 정확한 시장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실거래가 공개 제도의 도입 목적과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