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가 항암 신약 후보물질인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를 자의적인 해석으로 허위 공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치엘비는 코스닥에 상장한 부울경 기업 중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이 가장 크다.

16일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금융감독원이 조사했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를 앞둔 상황인 건 맞다”면서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으로 금융당국에 소명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부분은 에이치엘비가 지난 2019년 6월 27일 공개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다. 에이치엘비는 당시 “1차 지표인 OS(전체생존기간)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신약 허가 신청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3개월 후인 그해 9월에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3상 임상의 성공적인 결과를 토대로 신약허가신청(NDA) 절차를 밟기로 했다”며 “유럽종양학회에서 월등한 약효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선 리보세라닙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음에도 에이치엘비가 이에 대해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 회장은 “(그해 10월 진행한) FDA와의 사전미팅 회의록에 ‘실패’(fail)라는 단어가 있는 건 맞다. 1차 유효성 지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신약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내용”이라면서도 “사전 미팅은 신약 허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고, 저희와 생각도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날 에이치엘비 주가는 전일 대비 -27.24%로 마감했다. 에이치엘비제약은 -22.81%,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27.96%로 마쳤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