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부동산 중개 수수료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제도가 정비되면 현행 최대 900만 원인 10억 원짜리 아파트의 매매 중개 수수료가 550만 원으로 줄어들 수 있어 실수요자의 부담 경감이 예상된다.

　9일 권익위는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주택의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을 국토교통부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권고안에는 주택 중개보수 요율체계 개선, 공인중개사의 법정 중개서비스 외 부가서비스 명문화, 중개과정에서 분쟁 발생 최소화 및 중개의뢰인 보호장치 강구, 주거 취약계층 중개보수 지원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 강화 등이 담겼다. 이에 국토부는 자체 연구용역을 통해 6, 7월 중 수수료율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권익위는 중개보수 요율체계 개선과 관련해 4가지 방안을 내놨다. ▷현재 5단계인 거래금액 구간 표준을 7단계로 세분화하고 구간별 누진방식 고정요율 적용(1안) ▷구간별 누진방식 고정요율을 채택하되 고가주택 거래 때는 중개사와 거래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중개보수 비용 결정(2안) ▷거래금액과 상관 없이 단일요율제 또는 단일정액제 적용(3안) ▷매매·임대 구분 없이 0.3%~0.9% 범위 내에서 중개사가 의뢰인과 협의해 중개보수 결정(4안) 등이다.

　만약 1안이 채택되면 10억 원 아파트 매매 때 현재 최대 900만 원인 중개 수수료는 39% 내린 550만 원이 된다. 또 보증금이 6억5000만 원인 전세 아파트의 중개 수수료는 최대 520만 원에서 235만 원으로 낮아진다. 2안은 12억 원 이상 건물 매매나 9억 원 이상 건물 임대를 대상으로 한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주거취약 계층의 소득수준과 주택 규모 등을 고려한 뒤 중개보수를 면제하거나 감경하는 방안을 세우도록 각 지자체에 권고했다.

　국토부는 권익위 결정에 따라 이번 달 내에 이해관계자와의 의사소통을 위한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 TF’를 꾸린다. 이어 늦어도 7월까지 제도 개선안을 내놓는 한편 부동산 중개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