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 과정 법정다툼 모두 기각
- 마스크 수급 등 방역 대응 총력
- 운수물류총련 의장 중책 맡아
- “정반합 정신으로 연맹 이끌 것”
올해 75년의 역사를 맞은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이하 선원노련)은 해운·수산·상선 부문의 선원 근로자 7만 명, 산하 57개 노동조합을 둔 단체다. 지난해 1월 재선에 성공해 제30대 위원장으로 활동한 정태길(60) 위원장을 만나 1년간의 소회를 들었다. 대한민국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해상선박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선원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대응부터 물었다.
 |
| 재선 1년을 맞은 선원노련 정태길 위원장이 28일 소회를 말하고 있다. |
정 위원장은 “7만 선원 가운데 코로나 확진, 감염자가 지난해 11월까지 단 1명도 없었다. 코로나 발생 초기 마스크 품귀현상이 있었지만 사방팔방으로 마스크 수급을 위해 뛰어다닌 결과 정부 지원 등으로 100만 장이 넘는 마스크와 방역복을 지급했다. 다음 달 10만 개를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선원 감염자 ‘0’을 지키고 싶었는데 지난해 12월 한 명이 감염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류 방역이 뚫리면 한국은 마비된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백신접종에서 선원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접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당국에 건의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30년간 선원노련 역사에서 위원장 재선은 처음일 정도로, 선거 과정이 치열하고 잡음도 많다. 정 위원장 또한 지난 선거에서 상대 후보와 법정 다툼까지 갔지만 상대 후보가 제기한 문제가 최근 모두 기각처리됐다. 그는 “먼저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사과 드린다. 모두 정상화된 만큼 다 털어버리고 선원의 권익 보호와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노동단체는 사람관계가 특히 중요하다. 사람을 대할 때 먼저 나를 비워야 한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상대를 포용하고, 조직을 하나로 단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그는 한국운수물류노동조합총연합 의장이라는 또다른 중책도 맡았다. 자동차 항운 택시 우정 철도 등 11개 노동조합 47만 명이 가입된 거대 단체다. 각국의 운수물류노동단체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운수노련(ITF)을 통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있으며, 현재 그는 ITF 집행위원이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 물류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룬 선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코로나 발생 초기 음성 판정을 받아도 14일간 격리를 해야 했고, 외항선원은 선거권이 제한된 ‘반쪽짜리’ 국민으로 대우받는다고 안타까워했다. ‘해상 물류 강국’을 부르짖으면서도 선원을 늘 정책의 가장자리로 밀쳐냈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북항 재개발 사업 부지에 선원을 위한 박물관 건립 등을 제안했다.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포용력과 수용정신’을 존경한다는 정 위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도 정반합의 통합정신으로 연맹을 이끌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경남 거제 출신으로 중학교 졸업 후 선원생활을 시작한 그는 해기사를 거쳐 국적선노조를 만들었고 2003년부터 전국선망선원노동조합위원장을 5선 연속 당선한 기록을 갖고 있다.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