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서 휠체어 소지 여부 등 입력
- 플랫폼 가입한 기관 보유 차량
- 거리·교통 흐름 반영 자동 배차
- 승차공유 ‘스마트시티’에 적용
- 수요 맞춰 이동하는 버스 실증
- 무상 카풀 서비스 실증도 진행
지능과 언어 발달이 지연되고 근육 기능이 저하되는 희귀질환 클리프스트라 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민준이 가족은 민준이가 외출하는 날이면 ‘장애인 콜택시’를 잡느라 많게는 400통의 전화를 건다. 2018년 방송에서 소개된 장애인 가족이 외출하는 모습이다. 장애를 지닌 가족이 외출할 때 모든 식구가 전화에 매달리는 것은 장애인 가정에서 일상적인 장면이다. 장애인 콜택시 탑승 희망자는 많고, 차량은 적다 보니 예약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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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3층 사회적 협동조합 이유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
장애인 콜택시는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의 하나다.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등 교통 약자 중에서도 특히 불편을 겪는 사람을 위해 휠체어 탑승장비 등을 장착한 차량을 말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법에서 정한 수준 이상의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해야 하는데, 2019년 기준 전국 법정 대수는 4294대이지만,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실제 운행 차량은 3549대(82.7%)에 불과했다. 반면 교통약자는 2018년 1509만 명에서 2019년 1522만 명으로 느는 등 증가 추세다.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특별교통수단 법정 대수 확보는 단시간에 이루기 어려워 당장 교통약자 이동편의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가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교통약자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부산의 비영리 스타트업, 사회적 협동조합 ‘이유’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교통수단 자동배차·승차공유 플랫폼을 개발해 주목받는다.
■자동 배차로 대기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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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 플랫폼 이용 차량. 이유 제공 |
이유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효과가 탁월하다. 스마트폰 앱이나 전화로 특별교통수단을 신청하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이용 목적에 가장 적합하고, 현재 거리와 교통 흐름 등을 반영해 최단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차량을 배차한다.
신청단계에서 탑승 인원, 외출·귀가 또는 병원 방문 등 이용 목적, 휠체어·목발 등 수화물 소지 여부 등을 상세히 조사하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차량을 배차할 수 있다. 하차할 때 기사의 도움이 필요해 추가 소요되는 시간, 왕복 탑승자는 목적지에서 잠깐 일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 등 일반 배차시스템에서는 고려하지 못하는 변수도 계산 범위에 들어간다. 지난해 부산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소속 차량 15대로 플랫폼 시범 운영을 했는데, 이용 신청부터 탑승까지 대기 시간이 75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됐다. 운행 효율이 높아진 덕에 하루 탑승 인원도 74명 증가했다.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하는 기관 중 상당수가 이런 자동 배차를 하지 못한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수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고, 매년 유지·보수 비용도 들기 때문이다. 자동 배차 시스템이 없는 기관은 콜센터 상담사가 신청을 받은 뒤 GPS로 차량의 위치를 확인하고, 이용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을 보낸다. 이후 차량 운행 현황을 상담사가 엑셀 파일에 적어 관리한다. 이렇다 보니 효율적인 배차가 어렵다.
기관이 이유 플랫폼에 가입하면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기관은 이유가 무료 제공하는 관제 프로그램, 이용자·기사는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면 아무런 시설·비용 투자 없이 자동배차를 이용할 수 있다. 더욱이 사용자는 이유에 무료 가입하면, 플랫폼과 연계 중인 모든 기관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이유는 현재 기관이 보유한 차량 대수에 따라 월 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하지만 비영리 기업인 만큼 월 이용료를 받지 않는 완전 무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대신 앱에 이용자와 지역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광고를 하거나, 배리어 프리 여행상품을 소개하는 등으로 수익 모델을 바꿀 방침이다.
■공급 한계 극복 위한 승차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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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 앱 화면. 이유 제공 |
이동 약자를 위한 교통수단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유가 제시하는 또 다른 방법은 승차공유다. 이유는 부산시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에 선정되면서 배리어 프리 수요 응답형 교통(DRT)과 무상 카풀 서비스 실증을 진행 중이다. DRT는 수요에 따라 노선이 유연하게 바뀌는 버스 개념이다. 일반 버스와 비교하면 버스는 정류장을 정해두고 순차적으로 운행하지만 DRT는 병원 공공기관 등 주요 거점을 순회하면서 정류장은 두지 않는다. 또 버스는 장애인이 정류장까지 와야 탈 수 있지만, DRT는 거점 주변으로 장애인을 데리러 간다. DRT가 상용화되면 버스 운행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 교통 약자의 수요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교통수단 이용이 폭증하는 출퇴근 시간 등에 DRT를 집중 투입하는 식으로 상호 보완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이유는 무상 카풀 서비스 실증도 진행 중이다. 장애인은 병원 등에 갈 때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무상 카풀은 장애인 가족이 보유한 차량을 특별교통수단처럼 활용해 차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 이유 최재영 이사는 “장애인 단체 행사가 열리는 현장을 가면 행사가 끝나고 대여섯 시간이 지나 새벽까지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차량이 부족한데 한 명씩 태워 가다 보니 몇 시간이나 기다려도 순서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배차 효율을 높이고 승차 공유 서비스를 고도화하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이유 플랫폼 이용 현황(※4월 경기도 전역 런칭) |
부산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
1103명 |
부산 북구 아플때 콜(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
215명 |
서울 은평구 아이맘택시 |
3000여 명 |
부산 북구 4개 사회복지관(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역사회 돌봄사업) |
20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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