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역성장, 연이어 폐업 점포. 연합뉴스

코로나19 가 전 세계를 덮친 지난해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1.1%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GDP성장률은 -1%로 집계됐다. 역성장은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5.1%)이후 22년 만이다. 1980년(-1.6%)을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 역성장이다.

지난해 전체를 보면 정부소비가 5.0% 늘어 증가를 지속하고 설비투자가 6.8%로 증가 전환했다. 하지만 민간소비(-5.0%)와 수출(-2.5%)은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0.5%)이후 처음이다. 특히 1989년(-3.7%)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1998년(-11.9%)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경제활동별 GDP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건설업(-0.8%)은 감소 폭이 줄었지만, 서비스업(-1.2%)과 제조업(-1.0%)은 감소로 전환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은 1998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청와대는 “경제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이 -3%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최상위권의 성장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발표치는 세 번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온 국민이 일상의 희생을 감내하면서 올린 값진 ‘성과’임을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 탓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1%)보다 낮은 0.7%에 머물렀다. 연간 기준으로 실질 GDI 성장률이 실질 GDP 성장률을 웃돈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분기별로 나워보면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뒷걸음친 뒤, 3분기와 4분기 각 2.1%, 1.1% 반등했다.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 중심으로 5.2%늘면서 3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계·장비 등을 위주로 수입도 2.1%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음식·숙박·운수)와 재화(음식료품 등) 모두 위축돼 전체적으로 1.7% 감소했다.

건설 투자는 건물·토목 건설은 늘어 6.5%로 확대됐고 설비투자는 2.1% 감소했다.

경제 성장률에 대한 수출 기여도는 1.3% 포인트인 반면 민간소비는 -0.8% 포인트였다.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민간소비가 주저앉혔다는 뜻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의 기여도는 3분기 2.6% 포인트에서 크게 줄었다”며 “정부의 경우 건설 투자를 중심으로 투자가 플러스 전환하면서 3분기 -0.3% 포인트에서 0.4% 포인트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4분기만 따지면 실질 GDP 성장률(1.1%)보다 낮은 0.7%에 머물렀다. 이영실 기자 sily198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