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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피 찬물” vs “과열 예방 필요”…공매도 찬반 ‘증시 블랙홀’

3월 15일 공매도 금지 종료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  |  입력 : 2021-01-19 19:55:30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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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개미 신용도·자본력 열세
- 기관·외국인이 사실상 주도
- 10년간 불법 93%가 외국인
- 정치권까지 찬반논란 뜨거워

금융당국이 오는 3월 공매도 재개 방침을 분명히 밝힌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열린 한 좌담회에선 공매도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로 표현될 만큼 집중도와 파급력은 대단하다. 투자 과열을 막고, 적정 주가를 발견하는 순기능이 있음에도 공매도는 왜 개미들의 ‘공공의 적’이 된 것일까.
   
최근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증시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 찬반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공매도 토론회 모습. 한국거래소 제공
■대형 사건사고, 공매도 불신 키워

주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공매도가 사실상 자본력을 가진 기관과 외국인만 가능하고, 개인은 무방비 상태에 놓이면서 불만을 키운 측면이 있다. 여기에 공매도와 관련한 대형 사건사고로 불신이 커졌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 4월 우풍상호신용금고 사건이다. 우풍금고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성도이엔지의 주식 35만 주를 공매도했지만, 유통량이 적었던 성도이엔지의 주식이 되레 급등하면서 매입에 실패했고 상환일까지 15만 주를 갚지 못하며 결제불이행 사태에 이르게 된다. 시장의 신뢰를 잃은 우풍금고는 결국 다른 곳에 인수됐고, 사건 이후 무차입 공매도는 폐지됐다.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도 공매도 폐지에 불을 지핀 사건이었다. 직원의 실수로 주주에게 주당 1000원이 아닌 주당 1000주가 배당되면서, 실체가 없는 주식이 시장에 유통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공매도와 직접적 관련은 없었지만, 무차입공매도가 실제 발생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1998년 7월부터 공매도가 허용됐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에게 완전히 개방되면서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공매도도 함께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불법 공매도로 처벌받은 기관 중 외국인 기관이 9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대규모 무차입공매도로 과태료 75억 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공매도, 개인은 못 하나?

   
원칙적으로 개인의 공매도는 가능하지만, 신용도와 자금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여러 제약에 놓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2019년 기준 개인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1.1%(약 1조 원)에 불과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2.8%(65조 원), 36.1%(37조 원)인 데 비하면 극히 적다.

공매도를 위해서는 주식을 빌려야 하므로, 투자자들은 대차거래와 대주거래를 거쳐야 한다. 자금력이 좋은 외국인과 기관은 대차거래를 이용하지만, 개인은 대주거래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차별이 두드러진다. 먼저 기간을 보면 대차거래는 주식 대여 기간이 6개월~1년인 반면, 대주거래는 30~90일에 불과하다. 원하는 가격이 오지 않아도 주식을 급하게 반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수수료 또한 대주거래가 대차거래보다 높다.

개인의 담보비율도 기관보다 높고, 빌릴 수 있는 종목의 수도 제한적이다. 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6곳에 그친다.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이 턱없이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탓에 한국증권금융은 지난달 ‘K-대주시스템’ 도입을 제시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개인 공매도 활성화 최종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주 취급 증권사를 늘리고, 대주 재원을 확대하며,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대주 활용을 높인다는 게 핵심이다. 증권금융은 이를 통해 대여 가능 주식 규모를 20배 가까이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월15일 공매도 금지 종료 목표

금융위는 개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매도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에서 공매도가 없는 곳은 없고, 해외 투자자도 찾는 세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신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는 등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강조했다. 불법공매도 처벌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해 현재 입법 예고 중이다.

금융위원회 은성수 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불법 공매도로 감옥까지 가야 하는 것은 과잉’이라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그만큼 저희로 봐서는 처벌을 세게 강화했다”며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한국거래소 차원에서도 이중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공매도 관련 논쟁이 불붙은 만큼 금융위와 여당이 이와 관련해 물밑 접촉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 은 위원장은 “정치권과 논의는 없다. 2월 정기국회가 열리면 의원들이 (공매도를)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금융위로서는 협의하거나 의견을 내는 게 아니고 주로 듣는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한다”고 잘라 말했다.

※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후,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이다. 만약 A종목 주가가 1만 원이고 주가하락이 예상되면 일단 1만 원에 공매도 주문을 낸다. 이후 실제 주가가 8000원으로 하락하면 A종목을 다시 사서 2000원의 시세차익을 얻는다.

안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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