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규제지역 대출·세제 질문
- 자금 회전율 높아 관심 쏠려
정부가 지난달 20일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등 5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 규제에 나선 이후 부산지역 아파트 시장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올해 집값이 폭등했던 ‘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구)’은 거래가 주춤한 반면 이전까지 잠잠했던 강서구와 사하구 등 서부산권의 집값이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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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하구 장림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사하’의 청약일정이 14일부터 시작된다. 이 아파트는 장림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통해 지하 2층~최고 35층, 총 13개 동, 1643세대로 구성된다. 두산건설 제공 |
■ 서부산권 집값 3배 껑충 뛰어
해·수·동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규제가 풀리자마자 4개월 만에 이 지역의 아파트값은 2억~3억 원 뛰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해·수·동 곳곳에서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가격인 10억 원을 넘어서는 단지가 속출했다.
그러다 이들 지역이 지난달 20일 약 1년 만에 다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자, 나머지 지역으로 상승세가 옮겨간 추세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은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연하게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5주(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0.50% 상승해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운대구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전 11월 3주 1.39%였으나 12월 1주에는 0.26%로 크게 떨어졌다. 그 외 수영구(1.34%→0.34%), 동래구(1.13%→0.33%), 연제구(0.89%→0.36%), 남구(1.19%→0.53%)로 상승 폭이 둔화했다.
반면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된 중·서부산권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났는데 강서구는 11월 3주 0.23%였으나 12월 1주에는 무려 1.32%가 오르면서 상승률이 6배 이상 커졌다. 교통호재가 많은 사하구 역시 0.23%에서 0.79%로 상승폭이 3배 이상 높아졌다. 그 외 북구(0.2%→0.78%), 사상구(0.23%→0.72%) 등으로 오름폭이 컸다.
■수도권 옥죄기에 투자자 부산 유입
부산지역 집값 상승의 이유로는 정부 규제를 피해 서울 등 외지인들이 돈 되는 물건을 선점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실제 외지인들의 거래 건수는 집값 급등이 시작된 올 6월에만 부산 전체 주택거래 1만1435건 중 19.4%(1859건)를 차지했다. 이는 올 1~5월 평균 외지인 매입 비율(15.42%)보다 4%p 높은 것이다. 지난해 부산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직후였던 12월(19.6%) 이후 가장 높다. 지난 7월에는 부산의 외지인 매입 주택거래량이 2127건으로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부산 집값이 오르면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경기가 침체되면 해제하는 것을 반복한다. 문제는 이때마다 규제를 피한 곳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해당 지역에는 악재로, 주변 지역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시중자금의 유동성이 크고 수도권이나 부산 등 주요 지역의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시중 자금이 규제가 덜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도 풍선효과 ‘톡톡’
부산은 청약시장에서도 풍선효과를 톡톡히 본다. 언택트 전문마케팅업체인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지난 4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사하’의 온라인 상담이 하루에 200건 이상 몰려 주말 3일 동안 600건 이상의 상담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얼하우스 관계자는 “일반 사업지의 평균 상담 건수의 10배에 달하는 신청”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하구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안평지점장은 “온라인 상담 중 대출과 세제 관련 질문이 많다”면서 “비규제지역은 규제지역에 비해 대출 조건이 좋고 자금회전율이 높아 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다”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투기과열지구에서 적용받지 않던 세제의 규제가 추가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 원 이하 구간은 50%, 9억 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되는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되고 주택을 구입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고 어떤 돈으로 집을 사는지 밝혀야 한다. 거기다 청약 1순위 자격도 기존 6개월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