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은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대미 수출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로 환율 변동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9~12일 국내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바이든 정부 출범의 산업계 영향과 대응과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응답했다고 22일 밝혔다. 응답 업체 가운데 42.3%는 향후 대미 수출의 중요 변수로 환율 변동을 꼽았다. 이어 미국 내 경기(27.0%), 미중 관계(11.7%), 산업 판도 변화(9.7%) 순으로 답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내려가 수출 경쟁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환율은 1103.8원으로 마감돼 2018년 6월 15일 1097.7원 이후 29개월만에 최저치였다. 지난 9월 초 1190원과 비료해서도 80원 이상 내렸다.
바이든이 공약한 적극적 재정 정책으로 달러 공급이 증가하면 환율 하락은 더 확대될 수 있다. 조선기자재 A사는 “매출 80%가 수출에서 나오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주 축소, 매출 감소로 직접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응답 기업들은 바이든 정부에서 대미 수출 확대를 위한 중점 정책 과제를 묻는 설문에 대해 환율 안정(41.3%), 미중 갈등 및 다자 체제 복귀 등 복합적 통상이슈에 정밀대응(37.3%), 인프라투자 참여기회 확보(9.4%) 등을 꼽았다.
특히 기업들은 바이든의 친환경정책이 국제 유가를 상승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청정에너지 사용이 확산돼 유가가 떨어질 것’이란 응답은 30.7%에 그친 반면 ‘셰일개발 억제, 원유공급 축소로 유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응답은 69.3%였다.
또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비용상승 효과가 더 크다’는 응답이 56.7%로 ‘매출 확대 및 수출 진작 효과가 크다’는 응답(15.0%)을 크게 앞섰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