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산·화전산단 내 직장인들
- 극심한 교통체증에 스트레스
- 정체 피해 사무실서 시간 허비
- 저녁식사까지 제공하는 업체도
부산 강서구 녹산산업단지 내 직장이 있는 A(47·사하구 괴정동) 씨는 매일 오전 7시가 되면 무조건 집을 나선다. 출근시간은 오전 8시30분이지만 10, 20분이라도 늦게 집을 나서면 지각하기 때문이다. 주말 이른 시간엔 20분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를 평일 출근시간은 1시간 이상 걸리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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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오후 부산 강서구와 사하구를 연결하는 낙동강하굿둑의 퇴근 시간 모습. 강서에서 사하 방향 차로에 차량 정체가 극심하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출근 시간은 그나마 양호하다. 강서구에서 낙동강을 건너는 퇴근길은 그야말로 교통지옥 그 자체다. 산단 내 사업장마다 출근시간은 제각각이지만 퇴근시간은 대체로 오후 5시30분 안팎이어서 한꺼번에 자동차들이 도로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을숙도대교가 생긴 이후 그나마 교통량이 분산됐다고 하지만 낙동강하굿둑의 교통체증은 여전하다. A 씨는 “오후 5시30분 회사에서 나서 자동차 정체에 밀려 집에 가는 시간이나 상대적으로 소통이 원활한 오후 7시께 출발해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나 거의 차이가 없다”며 “출퇴근 시간이 이렇게 많이 걸리는 데 ‘저녁이 있는 삶’이니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이니 하는 거창한 구호가 달갑게 와닿겠느냐”고 분개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지역 제조업 사업체 가운데 48.7%가 서부산권에 있고, 제조업 종사자 64.2%가 서부산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인프라는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교통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기업체마다 ‘출퇴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을 위해 앞다퉈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하는 직원을 위한 여가 및 운동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기업체도 있다. 실제 화전산업단지 내 ㈜태웅은 퇴근시간 극심한 차량 정체를 피하기 위해 직장에서 대기하는 직원을 배려해 저녁 식사를 제공한다. 태웅 고위 관계자는 “강을 건너 출퇴근을 하는 직원이 상당수인데, 출퇴근길 차량정체를 피하고자 1, 2시간이나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한다. 잔업이 아니라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사무실에 남아 있는 직원을 보면 딱하다”며 “‘출퇴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경남 김해시 장유나 진해구로 이사하는 직원도 있다. 지역 인구가 빠져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코델타시티와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연구개발특구와 복합산업유통단지까지 조성되면 현재의 8개 낙동강 횡단 교량으로는 폭증하는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다. 지역 상공계의 한 인사는 “절차상의 문제, 특히 환경 현안을 둘러싼 논란을 무시하자는 것은 결단코 아니지만 대저대교와 엄궁대교는 정부가 국비를 지원해줄 만큼 조속히 건설돼야 할 교량인데, 사업 진척이 안 되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대규모 개발사업의 수혜니 물류 활성화니 이런 대의도 중요하지만 낙동강을 건너 출퇴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시민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대저대교 등이 생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