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늦게 이사장 모집 공고 착수

- 주금공도 차기 사장 선임 분주

한국거래소가 현 이사장 이임을 앞두고 뒤늦게 차기 선임 절차에 돌입해 최소 한 달 이사장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이사장 임기 종료 한 달 전부터 규정에 따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꾸려졌음에도 금융권 인사 움직임을 살피며 눈치를 보다 늑장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정지원 이사장 이임식이 16일 열린다고 15일 밝혔다. 정 이사장은 지난 1일 임기가 만료된 이후 거래소 이사장 업무를 수행하다 지난 13일 열린 손해보험협회 임시총회에서 제54대 협회장으로 선임됐다. 정 이사장은 다음 달 21일부터 손보협회장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 달 전 꾸려지고도 ‘개점 휴업’을 이어오던 거래소 추천위는 지난 13일에야 새 이사장 모집 공고를 내고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추천위는 오는 20일까지 지원서를 받고 서류심사, 면접심사, 추천위의 차기 이사장 후보 추천, 주주총회 최종 선임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새 이사장을 선임하는데, 최소 한 달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 안팎에서는 추천위의 늑장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 이사장은 지난달 말부터 손보협회장 후보에 포함됐고 지난 2일 단독후보로 결정돼 퇴임이 확실시됐지만, 거래소가 금융권 인사에 영향력이 있는 윗선 눈치를 보며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인정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협회와 관련 기관장 인사가 퍼즐 맞추듯 이뤄지는 가운데 추천위가 지시를 기다렸다 뒤늦게 움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거래소의 차기 이사장 후보에는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은보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사(전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 민병두 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된다.

차기 이사장은 지역사회에서도 관심이 높다. 거래소가 부산으로 이전한 지 15년 됐지만 아직도 지역과 밀착해 ‘금융도시 부산’을 위한 협력 체계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권 수장 인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부산에 본사를 둔 주택금융공사도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주금공 현 이정환 사장은 내년 1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차기 은행연합회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현주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