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상생 땐 인센티브 약속
- 불공정거래 개선 시스템 구축"
- 선사 대표들 “선박 투입 노력"

해상 운임이 급등하고 선복 부족 현상 때문에 국내 수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국제신문 지난 9일자 6면 보도) 정부가 국적 선사를 향해 해운업 재건의 과실을 중소 화주와 나눠달라고 주문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선주협회에서 ‘수출기업 애로 관련 정기해운선사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1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HMM, SM상선을 비롯한 15개 국적 컨테이너 선사 사장단 긴급 간담회에서 “최근 운임이 상승하자 일부 외국적 선사가 화주와의 장기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일이 있다고 한다. 이런 불공정거래 관행이 개선되도록 감독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적 선사도 적극 협조해달라. (문재인 정부의) 해운재건 성과가 해운에만 국한되지 않고 수출 기업과도 공유하는 선·화주 상생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해수부도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상생을 실천한 선·화주에게 보다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한국해양진흥공사 기능을 확대해 신용 보증, 계약이행 보증 등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적 선사가 합리적 비용으로 용선(선박을 빌림)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선주 육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문 장관과 선사 사장단의 비공개 토론에서는 화주와의 상생 노력을 기울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국선주협회 김영무 상근부회장은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나 “업계는 임시 선박 등 최대한 추가 선박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 또 컨테이너 박스도 부족한데 박스의 회전율을 높이는데 만전을 기하고 장비 등의 공동 사용 노력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 세계 항로의 운임이 급등하고 선복 부족 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아시아 항로 선박을 미주로 차출하면 아시아 역내 수출 기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와 관련, SM상선은 아시아 항로의 선박을 차출해 미주항로에 투입한다. SM상선은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미주 항로에 3000TEU(길이 6ｍ짜리 컨테이너 한 개 단위)급 임시 선박 한 척을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 수출기업의 선복 부족 사태는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상품 수요가 증가한 데다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국적 선사의 선복량 부족이 원인이다. 해운업계는 내년 3월까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6일 글로벌 해상 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한진해운 파산 당시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 선복량은 105만TEU였지만 현재는 77만TEU이다. 국적선사의 미주항로 점유율은 2016년 8월 11.8%였으나 한진해운 파산 직후인 2017년 3월에는 3.6%로 내려앉았다가 지난달에는 6.9%로 올라왔다.

정옥재 안세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