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열 vs 저평가" 의견 공존
- 외지자본 유입·전세난 겹쳐
- 부산 실수요자 불안감 가중
- 전문가 "내년에도 고공행진"
- 재지정 등 규제 필요 여론도
수도권의 아파트 열기가 부산으로 번졌다. 최근 2명 이상 모이면 ‘아파트 값’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몇몇 아파트 단지에는 부산에서 매매가가 많이 오른 아파트와 비교한 전단이 붙었고, 일부러 매매가를 낮춘다며 인근 부동산사무소를 비난하는 플래카드까지 등장했다.
부산 아파트 가격은 지난 6월 15일 이후 21주 연속 올랐다.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부산 아파트 가격이 수도권은 물론 대전·대구지역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주장이 있어 외지 자본이 부산시장으로 유입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 때문에 부산의 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현장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주변부 아파트 값 상승 주목”
그동안 부산지역 집값 상승은 신축 아파트, 지역별로는 해운대구가 주도했다. 최근 호가를 보면 마린시티 A 아파트는 지난 9월보다 7억 원 가까이 올랐다.
불 붙은 집값은 주변부 아파트로 옮겨 가는 추세다. 중동 엘시티 및 마린시티와 인접한 해운대 신시가지(좌동)와 남구 용호동 W아파트 옆 LG메트로시티 등 구축 아파트 단지의 가격 상승세가 단적인 예다. 해운대구의 신시가지 리모델링 용역 발주를 계기로 ‘불타오르는 장’이 된 좌동 B 아파트의 공급면적 79.33㎡ 호가는 지난주 5억 원을 넘은 뒤 주말 5억2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9월 4억 원대에 팔렸던 LG메트로시티 108㎡ 매물도 최근 6억 원대에 거래됐다.
여기에 정부의 견고한 규제로 수도권 시장의 투자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낮은 부산지역 아파트 시장에 자본이 집중되는 현상도 생겼다. 실제 해운대구 중동과 좌동에서는 매물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전화 상담 이후 계약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해운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달에만 인터넷으로 매물의 위치와 주변 시세 등을 파악한 타 지역의 매수자 두 명과 각각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집값의 상승세는 ‘이러다가 내 집을 못 갖는다’, ‘조만간 2억 원 더 오를지도 모른다’ 등 실수요자의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이에 매수자가 늘면 다시 집값이 오르는 구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부산지역에서 지난 2~3개월 동안 재건축과 재개발 등 이슈 단지와 신축 위주의 지역 ‘대장’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최근 가격 상승의 호재가 뚜렷하지 않은 주변부 아파트까지 값이 오르는 특징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내년 상반기까진 하락 없을 듯”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주변부 아파트 값까지 오른 지역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 나아가 내년 말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임대차 3법 등으로 전세가가 오를 가능성이 상당해 매매가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많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 다시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지역 아파트 가격의 급등세 영향으로 조정대상지역 재지정 등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지만 당장 시행되기는 어렵다”면서 “부산의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서울 등 타 지역에 비해 높지 않고, 전국 상황으로 보면 부산은 그동안 저평가된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내년 부산시장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부산이 규제지역에 포함된다면 그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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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