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국 대기 선원은 530명 달해
- 급여·숙식비 ‘눈덩이’ 경영 악화

미얀마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자국 선원의 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국내에 하선한 미얀마 선원들의 체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들을 채용한 국내 선사는 하선한 선원의 수개월째 이어진 체류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12일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과 한국선주협회,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국적 선박에 승선한 미얀마 선원은 4300명, 하선해 귀국을 기다리는 선원은 전국적으로 530명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미얀마가 주 1회 운항하는 국영항공기에 10~15명 정도만 탈 수 있어 전세기를 띄우거나 항공편을 늘리지 않으면 선원의 장기 체류가 해소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국선주협회와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는 선사들이 항공료와 현지 격리 비용을 내는 조건으로 전세기를 띄우자는 의견을 해양수산부에 전달해 주한 미얀마 한국대사관 등과 협의하고 있지만, 명확한 답변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미얀마 국영항공기를 이용해 미얀마 선원 140명을 귀국시켰는데 일회성에 그쳤다.

하선한 선원들의 체류가 길어지면서 선사의 비용 부담도 급증한다. 선사는 하선한 선원(하급 선원 기준)의 국내 체류를 위해 기본급과 숙식비로 월 평균 25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되면 선사의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얀마 선원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법무부가 선원 수급 상황을 고려해 법적 조치를 유예하고 있지만, 범죄 등 사회문제로 이어질 경우 비자가 없는 외항선원은 불법체류자로 전락한다.

미얀마 선원 공급업체인 부산의 J사 대표는 “지난주 전세기 1대로 선원을 보내기로 했지만 자국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아 이번 주로 연기했다. 정부 부처가 문제 해결을 위해 미얀마와 적극적인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