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이 게임과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가운데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의 주식 가치 변동에서도 이 흐름이 뚜렷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올해 초에 비해 2조 원 이상 올랐다.

국내 재벌총수 주식가치 현황. 자료: 한국CXO연구소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50大 그룹 총수의 2020년 연초 대비 3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 분석’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그룹)으로 지정한 64곳 가운데 동일인이 있는 5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총수직에서 물러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실질적 총수 역할을 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포함해 총 52명이다.

주식평가액 증감 금액으로 살펴봤을 때 연초 대비 지난달 말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증가한 톱 5 중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김 의장은 카카오 주식 1250만631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달 29일 종가 36만4500원으로 곱한 올해 3분기 말 주식평가액은 4조5564억 원으로 계산됐다. 이는 올 연초 때 1조9067억 원보다 주식재산이 2조6497억 원(139%↑) 올랐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2조7015억 원에서 4조7295억 원으로 주식재산이 2조279억 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1조 5600억 원(1월 초 1조 8718억 원→9월 말 3조 441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6987억 원(1조1186억 원→1조 8174억 원), 정의선 수석부회장 5769억 원(2조2268억 원→2조 8037억 원)으로 5000억 원 넘게 올랐다.

김범수·방준혁 의장은 올해 초 주식평가액 대비 1~3분기까지 3분기 연속 주식평가액이 상승한 그룹 총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주식재산은 1조7969억 원이나 주식평가액이 가장 크게 낮아졌다.

올해 초만 해도 서 회장은 보통주 보유 주식으로만 4조9975억 원으로 50대 그룹 총수 중 세 번째로 주식재산 규모가 컸지만 지난달 말에는 3조2006억 원으로 7위로 밀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 두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낮아진 것이 결정타였다.

최태원 SK 회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7712억 원(3조3482억 원→2조5779억 원) 빠졌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5586억 원↓(1조 1623억 원→6036억 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 4706억 원↓(1조 3867억 원→ 9160억 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3138억 원↓(5353억 원→2214억 원)으로 주식평가액이 하락했다.

조 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194만 2693주(23.59%)를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을 제치고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전부 넘겨줬다. 지분 증여 이후 장남인 조 부회장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결론이 뒤바뀔 수 있을 지에 촉각이 모아진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