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농기계 부품업체로 시작
- 우연히 만든 커플링 호평에 전환
- 30년간 단 두 차례만 가격 인상
- 10년 연구 풍력발전 부품 인기
- 냉각설비용 등 미래 먹거리 기대
- 3년 새 10개국 해외시장 개척
제조 부품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음새다. 부품과 부품을 연결하는 이음새가 헐겁거나 빠지면 안전성이 떨어져 생산 제품에 영향을 끼치고 현장에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박이나 자동차 부품에서 다른 부품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커플링’이 이음새 부품의 대표 격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커플링 부품이 부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30년 가까이 지역을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의 커플링을 생산하는 ㈜중앙카프링(사상구 학장동)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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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카프링 한백술 회장이 사상구 학장동 본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
■부품 연결의 핵심 소재 ‘커플링’
1977년 설립된 중앙카프링은 풍력발전용 커플링, 복합소재 커플링 등 각종 커플링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축을 기준으로 톱니바퀴로 이어지는 기어 커플링과 그리드 커플링, 디스크 커플링 등 기계 종류와 크기에 따라 커플링 종류도 다양하다.
본사 건물 내 3개 층에 걸친 생산라인이 쉼 없이 돌아간다. 원재료 수입량만 한 달에 최대 60t에 달해 일일 생산량이 많을 때는 100t 이상 집계될 때도 있다. 철강 원재료를 크기와 용도에 따라 자르는 절삭기를 거쳐 가공기술(MCT)을 가해 구멍을 뚫고 톱니를 만든다.
중앙카프링은 자동차 및 농기계 부품을 제조로 출발했다가 전문 커플링 생산기업으로 전환했다. 한백술 회장이 당시 기계 부품으로 커플링을 직접 만든 게 계기였다. 한 회장은 “여러 고민 끝에 만든 커플링 부품을 주변에도 선보이고 무료로 써보라고 나눠주니까 긍정적인 반응이 왔다. 이후 주문을 받아 본격적으로 커플링만 생산하면서 특허도 등록하고 회사 대표 제품으로 삼았다”고 회상했다.
한 회장은 자신만의 사업 원칙으로 ‘신용 확립, 철저한 약속 이행, 시간 엄수’를 내세운다. 30년 동안 제품 가격도 두 번밖에 안 올려 고객사를 배려했고, 주요 공장이 밀집한 부산을 기반으로 두터운 거래 관계를 만들었다. 그는 “가격을 안 올려도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고객과도 자연스러운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었다. 원칙을 잘 지키면 일이 많아지고 부는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카프링은 커플링 부품의 새로운 분야 개척도 꾀한다. 약 10년의 연구 끝에 개발해낸 풍력발전기용 커플링은 국내 대기업과 중국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부식을 방지하고 설치·교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복합소재를 기반으로 만든 냉각설비용 커플링도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 제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미래 위한 세대교체도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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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카프링 한백술 회장(오른쪽)이 직원들과 제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kimsh@kookje.co.kr |
오랜 시간 기업을 이끌어 온 데는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도 한 몫했다. 본사에 마련된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신규 커플링 부품에 대한 고민과 생산이 끊임없이 이뤄진다. 국책 과제를 따내 새롭게 만든 커플링 부품도 이곳을 거쳐 빛을 봤다. 한 회장은 “최근 회사의 주력으로 떠오른 풍력발전용 부품 커플링과 가스터빈용 커플링, 컴퍼지트 커플링 등이 이곳 연구원의 손을 거쳐 나왔다. 풍력발전 부품 개발 이후에 신규 업체 발주도 늘어나면서 R&D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미래를 대비해 기업 경영을 이끌어갈 세대교체도 진행 중이다. 한 회장의 손자인 한영대 생산관리부장은 지난 5월 입사 후 생산라인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관리 업무보다 직접 생산 공정에 참여해 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한 부장은 “어릴 때부터 익숙한 공장이라 적응이 어렵지는 않다. 조립된 제품이 거래처 고객사에 도착해 좋은 평가를 받고 쓰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앙카프링은 앞으로도 꾸준히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커플링 부품 하나로 시작해 업계에서 세계적인 수출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일본과 중국을 포함해 미국 인도 캐나다 터키 멕시코 등 최근 3년간 10개국 이상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 코로나19 탓에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수출에 타격을 입었지만 시제품 테스트와 온라인 거래를 통해 지속해서 해외 영업도 진행한다.
한 회장의 자신감도 넘친다. “커플링 부품은 기계 내부에 쓰이는 만큼 1년 정도는 기계를 써봐야 안정성 등 여러 가지를 측정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 여러 업체와 비교해서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언젠가는 전 세계 공장에서 중앙카프링 산 부품을 쓰는 모습을 꿈꿉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