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풍에 염분 날아와 섬락 발생”
- 설비 이상 의혹엔 “문제 없다”
이달 초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영향으로 인한 고리·월성원전 총 6기의 가동 중단 사태는 강풍이 몰고 온 염분이 송전 설비에 달라붙어 불꽃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제기한 ‘설비 이상’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선을 그었다.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태풍으로 인한 원전사건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고리 1~4호기(1, 2호기는 태풍 발생 이전에 이미 정지)와 월성 2, 3호기에서 잇달아 발생한 가동 중단 사태는 강풍이 동반한 염분이 계기용 변성기(전력량 계측 기기)에 흡착돼 섬락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섬락(flashover)은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할 때 불꽃이 튀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3일 신고리 1, 2호기가 정지된 것 역시 강풍 영향으로 ‘점퍼선’이 철탑 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일었기 때문이라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점퍼선은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전탑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정부의 이번 조사 결과는 사태 발생 초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다량의 염분 유입 때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과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 원안위는 한 발 더 나아가 “섬락이 발생한 계기용 변압기 및 변류기는 규정된 절차에 따라 구매·검수됐다”며 “계약 문서 등도 위·변조되지 않았고 관련 절차를 준수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염분 등 외부 요인이 아니라 설비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일축한 셈이다.
아울러 원안위는 염분 유입에 따른 제2의 섬락 현상을 막고자 고리·월성·한빛원전의 외부 노출부를 최소화하고 염분에 강한 재질로 애자(insulator)를 교체하기로 했다. 원안위는 “한수원이 정상 운전을 위한 조처를 완료하면 그때 재가동을 허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