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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020 시즌2 <2> 돼지국밥 총알배송 안 되는 이유

"방법을 몰라서"…온라인 판매 손놓은 국밥집이 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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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돼지국밥집 10곳 설문조사
- "매장 운영만으로도 바쁘다" 7곳
- 인력 부족 문제·인건비도 발목

- 국물 따로, 고기 따로 포장이 핵심
- 온라인 제품 개발 반감도 상당해
- 쇼핑몰 시도했지만 좌절 사례도

- 전문가 "부산시, 온라인 시스템 구축
- 간편조리 포장기술 등 공유 지원을"

‘부산꺼판다몰’ 창업의 우여곡절이 담긴 기사(국제신문 지난 4일 자 1·5면 보도)가 게재된 날 기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부산 남구 문현동서 사다리·진열대를 만들어 공급하는 업체를 아버지와 운영 중인 30대라고 했다. “우리 제품도 온라인서 파는 게 되냐”고 물어보길래 개괄적인 방법을 설명했더니 한숨을 쉬었다. “시도는 해 봤죠. 쉽지 않더라고요. 구체적으로 도움 받는 방법이 더 없을까요.”

돼지국밥 총알배송이 쉽지 않은 이유도 ‘방법을 몰라서’였다. 부산을 대표하는 상품인 돼지국밥의 온라인 판매 시스템이 갖춰지면 그 어떤 제품도 전자상거래로 팔 수 있다. 자갈치 곰장어는 물론, 사다리 같은 공산품은 더 쉽다. 이것이 가능해지는 데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솔루션(방법)’이다.
   
부산 부산진구 소문난돼지국밥 서면본점에서 박동일 대표가 돼지국밥을 끓이고 있다. 배지열 김화영 기자
■O2O 시도했으나 좌절만 거듭

국제신문은 지난달 돼지국밥 가게 10곳을 찾아 대표를 심층 인터뷰하고 설문조사를 했다. 10곳 중 9곳이 “전자상거래를 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유(복수 응답)를 묻자 7개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 운영만으로도 바쁘다”고 했고 “방법을 모르겠다”는 문항에 체크한 곳도 6곳에 달했다. 이들은 “배달 앱은 간편한 등록만으로 시행할 수 있는데, 전자상거래는 중요성을 알면서도 감히 시도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관한 A부터 Z까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업체들이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서면향토음식 특화거리 내 유명 가게인 ‘소문난돼지국밥’ 본점은 5년 전 돼지국밥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매장을 찾은 이들이 “인터넷으로 주문해 먹을 수 없냐”는 요청이 쇄도한 까닭이다. 박동일 대표는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우리 국밥을 먹고 귀국한 뒤 다시 이 맛을 보고 싶다며 3개월 만에 한국으로 와 우리 집을 찾았다. 국밥도 공산품처럼 해외 오픈마켓에서 팔리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편조리(HMR) 돼지국밥을 보면서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박 대표는 3년 전부터 온라인 판매를 추진했으나 여태 현실화시키지는 못했다. 발목을 잡은 것은 인력 부족 문제와 인건비다. 상세페이지 제작은 물론이고 마케팅, 포장·배송·AS까지 맡으려면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는 “매장을 운영하는 처지에 손님 관리만으로도 힘에 부친다. 누군가 이 시스템 운영에 관해 세심한 교육과 조언만 해줘도 실제 온라인 영업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마다 상황은 비슷했다. 동아대 부민캠퍼스 근처에서 영업 중인 ‘제일돼지국밥’ 윤경필 사장은 “대학생 손님이 많아서 전자상거래에 관해 물어봤지만, 나이가 많고 일손이 달려 안 될 것 같아 포기했다. 행정기관에서 교육을 해준다 해도 우리가 그걸 듣고 온라인 판매에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TV맛집 프로그램에 소개돼 유명세를 치른 ‘수영돼지국밥’의 관계자도 “몇 년 전에 쇼핑몰 판매를 시도했지만, 어려워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로 국밥을 파는 ‘대건명가’가 다대기(양념)와 육수를 진공 포장한 모습. 배지열 김화영 기자
■국물이 관건인데… 제품 개발 어려움

돼지국밥 가게 사장들은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물’이라고 했다. 온라인 배달 때는 육수와 고기, 다대기(양념장) 등을 따로 포장해야 한다. 돼지 뼈와 고기를 함께 고아 만든 국물이 식으면 기름층이 생기는데 데우면 맛이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매장에서 ‘국물 맛’으로 승부해온 이들은 온라인 포장 판매에 관해 반감도 상당했다. 부산시청 근처 ‘최가네 엄마돼지국밥’ 최성철 대표는 “돼지국밥은 국물과 돼지고기가 따로따로가 아닌 한 세트인 완제품이다. 금방 끓인 맛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우리 음식을 제대로 맛보지 못한 거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국밥을 온라인으로 파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설문에 응답한 10곳 중 유일하게 오픈마켓 입점 판매 중인 ‘화남정돼지국밥’도 온라인 판매용 제품 개발에 누군가 도움을 줬더라면 더 쉽게 전자상거래에 나설 수 있었을 거라고 강조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제품 개발에 시간·비용이 엄청나게 들었고, 온라인 제품 등록 절차도 너무 까다로웠다.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문 두드릴 데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부산시가 획기적인 온라인 영업을 갖춘 업체가 HMR 포장 등에 관한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경만 부산시 소상공인희망센터장은 “국제신문의 O2O 기획 취지에 공감한다. 기존 소상공인 전자상거래 교육과는 180도 다른 획기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화영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부산돼지국밥 10곳 ‘O2O’ 설문 결과

Q.국밥을 전자상거래로 팔아본 적이 있나
       있다=1명            없다=9명

Q.전자상거래에 나서지 않은(못한) 이유는(복수응답)
-오프라인 매장 운영만으로 바쁘다=7명
-시도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6명
-오프라인 매장으로 점포 경영 전략 때문=3명
-기타(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1명

Q.전자상거래 시행을 위해 필요한 정책 지원은(복수응답)
-지자체나 정부 차원의 마케팅 지원=5명
-전자상거래에 쓸 수 있도록 보조금 지급=5명
-전자상거래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교육 지원=3명
-전문업체가 상세페이지 제작과 배송 등 일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1명

Q.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 SNS를 마케팅에 활용하나
-SNS 마케팅 시행=5명
-시행하지 않는다=5명

Q.SNS 마케팅 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
-여유가 없기 때문=3명
-담당 인력이 필요한데 없다=2명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른다=2명

※설문기간=8월14일~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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