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공정거래조정원 업무 이관
- 변호사·가맹거래사 등 도움받아
- 분쟁 해결 위한 비용·시간 절감
- 지역 소상공인 조정 문턱 낮아져
- 혁신적 아이디어 사업 지원하는
- 가맹업 정보공개서 등록업무도
#A씨는 B외식 브랜드 가맹점을 내면 매달 일정금액 이상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말만 믿고 가맹 계약을 맺고 가맹점을 차렸다. B씨는 가맹금 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주방 설비 비용까지 들여 부푼 마음으로 개업을 준비했다. 그러나 막상 문을 열고 몇 달이 지났지만 보장된 수익은커녕 운영을 하면 할수록 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A씨는 B가맹본부를 상대로 가맹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 배상을 받고 싶지만 B가맹본부는 오히려 A가 가맹계약에 따른 대금 지급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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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공정거래지원팀 최보영(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변호사, 김영욱 팀장, 정현정, 강민성 주무관, 윤정환 연수생, 이상원 주무관이 부산시청 3층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이 사례는 올해 신설된 부산시 소상공인지원담당관실 공정거래지원팀에 접수된 가맹·대리점 분쟁 조정 사안을 재구성한 것이다. 그동안 이 같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대리점본사와 대리점주 간 분쟁이 발생하면 소상공인이 서울에 있는 공정거래조정원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부산시가 분쟁 조정과 피해 구제 역할을 직접 맡으면서 문턱이 낮아졌다.
부산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관리, 가맹사업거래에 관한 분쟁조정 등 소관 업무를 광역지자체로 이양하면서 올해 초 공정거래지원팀(6명)을 새로 꾸렸다. 시는 지난 2월 공정위와 ‘가맹분야 및 대리점분야 분쟁조정, 가맹사업에 대한 정보공개서 등록 등 업무이양에 따른 업무협약’을 맺고 변호사와 가맹거래사 등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를 신규 충원했다. 3월부터 비수도권 지역 최초로 가맹업 정보공개등록 업무를 수행하고, 가맹·대리점 분쟁조정협의회도 설치했다. 업무 공간도 이용자가 별도의 출입증을 발급받지 않고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부산시청 3층에 마련됐다.
■“본부와 가맹점을 위한 울타리”
공정거래지원팀의 대표적인 업무는 가맹·대리점의 분쟁 조정이다. 조정 신청이 들어오면 사건 접수 후 변호사인 조사관이 조사와 의견 조율 절차에 들어간다. 분쟁조정협의회에 상정해 심의할 수도 있다. 당사자가 합의하면 조정이 종료된다. 물론 조정을 거부하거나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최종적으로 시장, 공정위에 해당 사안을 보고하는 것으로 절차가 마무리된다.
시는 지난 4월 20일 분쟁조정협의회 설치 이후 분쟁 조정 신청을 4건 접수해 2건을 처리했다. 분쟁 조정 평균 처리 기간도 33일 정도로, 분쟁 해결 기간이 이전보다 신속해졌다. 신청 당사자 입장에서는 조정을 통해 일정 금액으로 피해를 구제받기도 하지만 별도의 소송을 거치지 않아도 되니 변호사수입료 등 소송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시 김영욱 공정거래지원팀장은 “공정거래지원팀의 존재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이 많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팀은 가맹본부와 소상공인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조직이다”고 강조했다.
분쟁 조정 외에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법률 상담도 15건이 진행됐다. 공정거래지원팀에서 분쟁 조정 조사관을 맡고 있는 최보영 변호사는 “분쟁이 안생기면 가장 좋겠지만 이미 발생한 분쟁은 더 감정이 악화되기 전에 제3자가 객관적으로 접근해 서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 시간과 비용도 절감하고 협의회에서 전문가 의견도 들을 수 있다.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좋은 제도다.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부산표 ‘백종원의 골목식당’ 될 것”
공정거래지원팀의 또 다른 주요 업무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등록이다. 정보 공개로 가맹사업 분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한 가맹기업 성공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시에 따르면 부산에 있는 가맹점 수는 1만5460개에 달한다. 부산 소재 가맹브랜드도 1681개나 된다. 이 중 부산 소재 가맹본부 가맹점도 5688개로 집계됐다.
공정거래지원팀 정현정 주무관은 “공정경제 질서 확립과 상생협력 문화 확산을 통한 지역 소상공인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가맹거래사인 이상원, 강민성 주무관도 각각 “가맹본부와 시의 합리적 긴장감을 제공하고 있다”, “부산 프랜차이즈 산업의 방향을 비춰주는 등대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지원팀은 내년에는 전통시장 등 영세사업자를 위한 영업 개선 지원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욱 팀장은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 TV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같은 역할을 하려 한다. 프랜차이즈협회와 함께 경영 노하우 등을 컨설팅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