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해양플랜트硏 등 공동 개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국내 조선 3사, 부산대 등과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는 해저 선박 소음을 줄이는 연구에 착수한다.

연구소는 총사업비 58억 원(국비 48억·민자 10억 원)을 투입해 산·학·연 공동으로 선박 수중방사소음 저감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수중방사소음이란 선박에 탑재된 기계류와 추진기 등에서 발생해 해저로 퍼지는 소리를 일컫는다. 최근 선박의 대형화·고속화 등으로 수중방사소음이 이전에 비해 더욱 심해지면서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류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 등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각 국에 기술 개발을 독려하는 중이다. 지난해 열린 국제해사기구 해양환경보호위원회의 74차 회의에서는 이 사안이 중요 의제로 본격 거론되기도 했다. 또 해외 선급협회들이 인증제도 도입을 서두르는 등 수중방사소음에 대한 국제 규제가 날로 강화되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발 맞춰 연구소는 오는 2023년 완료를 목표로 연구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부산대를 비롯해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HMM오션서비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이 동참한다. 전국 대학 가운데서는 부산대 만이 연구진에 포함됐다. 참여 학자는 부산대 기계공학부 정철웅 교수와 조선해양학과 조대승 교수 등 2명이다.

연구소는 이 사업이 선박 수중방사소음 관련 시장경쟁력 확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캐나다 등은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해 정부 주도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유럽은 EU 차원에서 대형 연구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수중방사소음 저감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또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국내 조선업계 회생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조선업 공생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 요청이 있으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중소 업체에도 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해양플랜트연구소 김부기 소장은 “선박 수중방사소음 저감 기술 개발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조선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