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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금융허브’ 쟁탈전…아시아 각국 뛰는데 한국 규제에 발목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0-07-20 19:54:05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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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임차료 경감·단기 비자 면제
- 홍콩 금융사 접촉 등 작업 착수
- 중국, 선전·상하이 대체지 계획
- 절차 간소화·인재 유치 등 성과
- 싱가포르·타이베이도 후보지

- 정부, 금융중심지 추진위 회의
- 부산도 BIFC 공간 무상 제공
- 소득세 3년간 면제 등 유치 활동
- 불투명한 금융규제 등 개선 절실

지난 16일 열린 제43차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의는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추진전략을 재점검하는 데 집중됐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그 역할을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뜨거워짐에 따라 우리나라도 전략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이달 시행한 홍콩 국가보안법이 사실상 홍콩이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편입되는 계기라는 분석, 팽팽한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없앤 행정명령 등은 자유로운 환경을 좇아 홍콩에 진출한 금융사들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서울과 부산 두 곳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해 운영 중인 만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규제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아시아 금융 허브 경쟁

   
지난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43차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 회의 모습. 금융위 제공
2000년대 이후 쇠퇴했지만 여전히 아시아 금융 강국인 일본은 홍콩의 금융 인프라를 도쿄로 빼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달 초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금융 분야 인재가 도쿄에 진출하면 특례를 제공하고, 금융 기업에는 법인세 감면, 임차료 경감 등 대책을 준비 중이다. 홍콩 금융사들과의 물밑 접촉, 단기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동 소식도 전해졌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달 “금융 중심지 도쿄의 매력을 강조하며 홍콩 등 외국 인력 유치에 나서겠다”고 발언한 만큼 유치 작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대체지로 선전이나 상하이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간에 홍콩을 대신하기 어려움에도 절차 간소화, 인재 유치 등 금융허브 육성 조치를 내놓으며 홍콩을 소외시키고 본토를 키우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홍콩 혁명이 계속되는 가운데 홍콩 증시 상장을 계획했던 중국기업의 상당수는 철회 및 보류를 결정한 반면, 상하이와 선전 IPO 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의 하루 거래량은 이달 들어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싱가포르, 타이베이(대만)도 후보지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홍콩과 유사한 자유로운 금융 환경, 타이베이는 중국 산업과의 밀접한 관련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두 곳 모두 주식시장 규모가 홍콩에 비해 크게 작은 것은 한계 요인이다.

■부산, 파격 인센티브 필요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1월 서울(여의도)과 부산(문현)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한 공식석상에서 “금융중심지가 숙제로 남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정 10년을 넘겼던 지난해에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도 말했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우리의 국제금융지수 순위는 지난 3월 기준 서울 33위, 부산 51위를 기록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16일 금융중심지 회의에서 “외국계 전문가들은 높은 법인세와 소득세, 경직된 노동시장, 불투명한 금융 규제를 걸림돌로 지적한다. 우선 불투명한 금융 규제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거시경제 운용 측면에서 금융 허브 만을 위한 세제나 고용제도 개편은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부산시도 금융사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홍콩 소재 금융기관 대상 유치 마케팅을 벌인 시는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은행, 자산운용사 등 50개 금융기관 정도를 선별해 소통하고 있다. 비어 있는 BIFC 63층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법인세·소득세를 3년 간 100% 면제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계속된다. 지난 15일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현재 부산금융중심지의 국제성, 신뢰성, 매력성은 전혀 없거나 미흡하다. 문현금융단지도 내륙에 소규모로 위치해 상하이 특구의 10분의 1도 안되는 등 입지상 한계도 뚜렷하다. 금융 관련 기관 간의 연계, 협력에도 취약하다”며 부산금융중심지의 경쟁력 부족 요인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어 “국가과제로 삼고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정책적 관심이 시급하다”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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