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반성장위, 부적합 의견 내
- 차산업협 진출 의향 공식화
연간 200만 대 넘게 거래되는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의 진입을 허용하는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중고차 매매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과 관련해 첫 간담회를 개최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진출 의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기존 업체들은 생존권 위협이라며 반발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돼왔고 SK엔카를 운영하던 SK그룹은 사업을 매각하고 떠났다. 작년 초 기한이 만료되자 기존 업체들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제도로, 대기업은 5년간 사업 개시나 인수, 확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시장 상황 조사 끝에 작년 11월 중고차 매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2013년 이래 대기업에 닫혔던 중고차 시장의 문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위원회는 소상공인 매출액 증가, 대기업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을 고려할 때 중고차 시장에서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시 산업경쟁력과 소비자 후생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는 224만 대로 완성차 판매량의 1.3배에 달했다. 중고차 1대 평균 매매가격이 1000만 원이라고 보면 시장 규모는 약 22조 원이다. 이는 작년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3사 매출액 합계(16조7600억 원) 보다 5조 원이 많다.
대기업이 진입하지 못하다 보니 업체가 50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영세사업자가 난립했다. 소비자 피해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침수 차량 등을 정상으로 속여 판매하는 등 성능이나 상태가 점검 내용과 다른 경우가 가장 많고 허위 매물을 올린 뒤 강매하거나 심지어 감금 협박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중고차 관련 불만 상담은 2018년부터 이달 10일까지 2만783건이다. 품목별로는 스마트폰, 침대 등에 이어 5위로, 가격이 1000만 원대에 달하는 고가 내구재 중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