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경영자금이 부족해 문을 닫기 일보 직전인 신발 기업이 많습니다.” “좋은 인증 시설을 만들고도 비용 부담에 기업이 쓰지 못합니다.”

6일 오후 강서구 신발산업진흥센터에서 한국제품인정제도(KAS) 인증 기관 현판식이 열리고 있다. 배지열 기자

6일 오후 부산 강서구 신발산업진흥센터에서 열린 ‘부산 신발업계 현장간담회’는 부산의 전통 산업인 신발업계에 닥친 ‘코로나19발’ 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부산시 박성훈 경제부시장 주재 아래 신용보증재단, 부산디자인진흥원, 한국신발피혁연구원, 신발 업계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각종 건의 사항이 쏟아졌다.

신발업계는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악재를 만났다. 국내 소비 활동 위축에 따른 주문량 감소로 매출에 급격한 타격을 입었고, 수출량이 줄어들고 수출길도 막히는 곳이 나오면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도 겪는다. 업계는 시 차원에서 영세 신발 기업에 대한 맞춤형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신발산업협회 문창섭 회장은 “국외 주문 물량이 급감해 매일 돌리던 공장을 일주일에 3일만 가동하거나 주·야간 근무 중 한 조를 운영 못 해 강제로 쉬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현판식을 한 한국제품인정제도(KAS) 인증 비용을 지역 업체에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인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대한 보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학산 이동영 대표는 “부산 기업이 만만치 않은 인증 비용 탓에 가까이에 세계적인 신발 인증 시설을 두고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인증기관 지정을 계기로 시의 예산 지원을 통해 부산 기업이 많이 인증받도록 뒷받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발 디자인 인력양성과 역량 강화, 해외 마케팅 지원 강화, 신발산업 연구·개발(R&D) 사업 추가 지원 등이 논의됐다.

간담회를 주재한 박 부시장은 “이전부터 신발업계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늦어졌다. 올해 신발산업 육성 조례를 반드시 통과시키는 등 업계 관련 의제를 꼼꼼하게 챙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