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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해체비 8년새 2096억 불어…또 지연땐 1조 육박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0-07-05 22:25:22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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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체계획서 8129억 산정

- 2016년 7515억… 해마다 급증
-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 없어
- 전력산업기반기금 보전 논란

# 한수원 “충당금으로 감당”

- 충당부채 작년 2조9000억 증가
- 영업이익 전년보다 31.6% 감소
- 자원시설세 신설해 확보 주장도

고리 원자력발전소(원전) 1호기 해체 계획서 초안에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원전 안전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1조 원에 육박하는 해체 비용이 또 다른 논란 거리로 떠올랐다. 해체 일정 지연으로 비용 증가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사업 시행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막대한 재원을 과연 마련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칫 고리 1호기에 인접한 부산 울산 경남지역 지자체를 비롯해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해체 계획서에는 구체적인 비용 마련 방안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 전경. 국제신문DB
5일 ‘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기 발전용 원자로 및 관계 시설의 해체 계획서’를 보면 한수원은 고리 1호기 해체 비용으로 산정된 8129억 원과 관련해 “충당금을 적립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해체 충당금 조달 계획을 수립해 일정에 따라 사업비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특정 비용과 관련해 미리 대차대조표 부채 항목에 계상하는 금액을 말한다. 결국 8129억 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지금도 8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 해체 비용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래통합당 최형두 의원(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이 지난 2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정부와 한수원이 산정한 고리 1호기 해체 비용은 ▷2012년 6033억 원 ▷2014년 6437억 원 ▷2016년 7515억 원 ▷2020년 8129억 원 등 해마다 증가했다. 고리 1호기 해체 일정이 애초 계획보다 늦춰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체 비용은 현재 산정액(8129억 원)보다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최 의원의 전망이다. 애초 한수원은 고리 1호기 인근 부울경 지자체 주민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지난해 말까지 마친 뒤 지난달 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해체 계획서 최종안을 제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의견 수렴 작업은 지난 1일에야 시작됐다.

한수원의 ‘실탄’도 부족하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 해체와 관련한 한수원의 충당부채는 지난해에만 2조9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한수원의 지난해 총영업이익(7831억 원)도 2018년(1조1456억 원)보다 31.6% 급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고리 1호기 해체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등 탈원전 정책에 따른 한수원의 비용 부담을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일부 보전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놓고도 ‘혈세 투입’ 논란이 제기된다. 미래통합당 한무경 의원(비례대표)이 지난 3일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도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다.

사업 기간이 연장되면 한수원뿐 아니라 사용후핵연료로 인해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원전 인근 지자체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미래통합당 정동만 의원(부산 기장군)은 지난 2일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지방세 부과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지자체가 방사성 폐기물 위험 부담을 떠안으면서도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사용후핵연료에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해 원전 인근 지자체가 안전 관리 및 재난 예방 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정 의원은 “고리 1호기 등 주요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전용 처리 시설이 아직까지 확보되지 않아 원전 내에 임시로 저장돼 있는 실정”이라며 “이로 인한 잠재적 위험을 원전이 위치한 지자체가 부담하는 상황이다.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논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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