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한국판 뉴딜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내년 시정 운영의 핵심 기조로 정하고 총 7조7000억 원대의 국비를 정부에 신청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세수 부족 사태를 겪는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주요 분야의 세출 구조조정을 가속화한 상황이어서 목표액 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내년도 국비 요구안을 총 7조7690억 원 규모로 마련해 정부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각 정부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내년도 국비 요구안(지자체 포함)의 총규모는 542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중앙정부 총지출액(512조3000억 원·본예산 기준)보다 30조6000억 원(6.0%) 늘어난 것이다. 기재부는 각 부처의 요구안을 토대로 ‘2021년도 정부 예산안’을 마련한 뒤 오는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로써 내년 주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시의 국비 확보전은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시의 요구액 7조7690억 원은 올해 국비 확보액(7조775억 원)보다 9.8% 증가한 것이다. 만약 내년도 목표액이 실제 확보된다면 크게 복지 분야(3조5700억 원)와 일반 사업(4조1990억 원)에 투입된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시가 2019년 11월 발표한 ‘2020년도 예산안’에서 사회복지 및 보건 분야의 예산이 5조2000억 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복지 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일반 사업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SOC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대상 사업으로 구성됐다. 시 관계자는 “내년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정부가 최근 추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한국판 뉴딜’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비’ 등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부산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 설립(150억 원 신청)과 5G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70억 원)은 디지털 뉴딜 사업에 포함됐다. 암모니아 기반 그린 수소에너지 기술 개발 및 실증(50억 원), 파워반도체 생산 플랫폼 구축(80억 원)은 그린 뉴딜 사업으로 추진된다. SOC 사업으로는 도시철도 1호선 노후시설 개량(440억 원)과 노후 전동차 교체(200억 원) 등이, 예타 사업 중에서는 부산 국가자원순환산업 클러스터 구축(620억 원)과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 조성(41억 원) 등이 추진된다.
문제는 7조7690억 원을 따낼 수 있느냐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2021년도 예산안 편성 세부 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하면서 “재량 지출의 10% 수준을 구조조정하라”고 지시했다. 더욱이 기재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재원 마련을 위해 SOC 사업 등의 예산을 삭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우리의 요구액이 달성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