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감소율보다 3.5배나 높아
- 재택근무로 주택전력 사용 급증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3월 중순. 부산 중구에서 한식집을 운영 중이던 김모 씨는 가게 문을 오후 특정 시간에만 열기로 결정했다. 지역 내 소비 심리가 급속히 위축돼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자 인건비와 전기요금 등을 조금이라도 아끼고자 눈물을 머금고 내린 조처였다. 그 전까지는 오전 10시에 문을 열었다. 김 씨는 “아예 영업을 한두 달 접기로 한 사장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산지역 서비스업의 불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 자료가 또 나왔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18일 공시한 ‘전력통계속보’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부산지역 서비스업에서 사용된 전력량(이하 전력 사용량)은 총 67만5111MWh(메가와트시)로 지난해 3월(68만9707MWh)보다 2.1% 줄었다. 감소율 자체만 보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전국과 비교하면 얼마나 많이 줄었는 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이 감소율은 전국 17개 시·도 서비스업의 전체 전력 사용량 감소율(-0.6%)보다 3.5배나 큰 것이다. 17개 시·도의 사용량 합계는 지난해 3월 1394만9575MWh에서 지난 3월 1386만7937MWh로 줄었다. 또 지난 3월 부산의 감소율은 지난해 8월(-4.3%)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17개 시·도와 비교하면 경북(-9.2%) 대구(-6.8%) 울산(-6.3%)에 이어 제주(-2.1%)와 함께 네 번째로 컸다. ‘불이 꺼진 지역 서비스업’의 실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다.

통상 전력 사용량은 해당 분야의 경기 활력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인식된다. 한전 관계자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전력 사용량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공장 가동이 멈췄거나 문을 닫은 가게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서비스업 타격은 대구·경북과 부산·제주 등에 집중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제주(-10.3%) 대구(-4.4%) 경북(-4.3%) 순으로 감소율이 컸다. 부산의 서비스업 생산 감소율(-3.4%)도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0년 1분기 이후 가장 컸다.

반면 지난 3월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는 유독 주택용 전력 사용량이 급증세를 보였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 3월 36만3540MWh였으나 지난 3월에는 39만9839MWh로 10.0%나 늘었다. 전국 증가율도 9.7%(551만7459MWh→605만609MWh)에 달했다. 울산과 경남은 각각 10.5%와 10.7%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재택 근무 등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전은 설명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