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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카고에 쌓여있는 원유 비축탱크.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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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마이너스 유가’에 이어 오늘도 유가는 본 적 없는 낙폭을 기록했다.
6월물 서부 텍사스유(WTI) 유가가 장중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고, 6월물 브렌트유 유가도 가격 지지선이 무너지며 2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8.86달러(43.4%) 하락한 11.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가격이 절반 가까이 내려앉은 유가는 장중 70% 가까이 밀리며 배럴당 6.5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21일 선물 만기일이 다가온 5월물 WTI가 ‘선물 만기 변수’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시장은 차월물 가격을 20달러 안팎으로 예측하며 긍정적인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5월물 WTI는 이날 시장 기대치인 20달러의 절반 수준인 10,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또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가격이 장중 17달러 선까지 밀려 1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가격 폭락을 겪고 있다.
WTI유가의 폭락과 더불어 국제유가의 기준물로 꼽히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10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원유 공급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틀 연속 나타난 폭락장에 다급해진 산유국들은 추가적인 조치를 예고하고 있지만, 어떠한 조치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수요감소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가 지난 12일 화상회의를 열어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오히려 유가 폭락세에는 속도가 붙었다.
산유국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를 끌어내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하루 30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OPEC+ 에너지 장관들은 22일 예정에 없는 긴급 콘퍼런스콜을 진행했지만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재의 원유시장 상황을 브레인스토밍하기 위한 비공식 대화”라고 설명했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 성명을 통해 대응 의사를 밝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셰일 업계에 대한 적극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물 경제의 영향으로 추락하는 유가를 잡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들이 이미 역대 최대인 970만 배럴을 웃도는 추가 감산에 합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 비축유를 더 사겠다는 입장이지만, 멕시코만 일대에 위치한 비축유 저장시설의 여력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떠있는 재고분만 이미 1억 6000만 배럴로 추정되는 등, 원유를 비축할 수 있는 여력은 이미 바닥을 보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선물 투자자들은 벌써 6월물을 건너뛰고 곧바로 7월물로 갈아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6월물 WTI가 폭락도 이런 투자 동향에 기인한 것이다.
6월물 만기일인 5월 19일까지도 원유공급 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지속되며 결국 6월물 WTI도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해석된다. 김재헌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