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부산항 신항 2부두에서 입항하던 15만 t급 컨테이너선이 대형 크레인과 충돌해 크레인이 휘어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지난 6일 15만 ｔ급 대형 컨테이너선과 충돌하면서 파손된 부산항 신항 2부두 크레인에 대한 피해 조사가 14일 시작됐다.

14일 신항 2부두 운영사 PNC와 중국 크레인 제작사 ZPMC의 한국지사인 상해진화한국㈜ 등에 따르면 중국 ZPMC 기술총책임자이자 부사장인 두안(56) 씨가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13일 오후에 나오면서 이날부터 사고 현장에서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사고로 신항 2부두의 크레인 5기 중 4기가 피해를 입은 가운데 1기는 완전히 붕괴됐고 1기는 몸체가 약간 기울어진 상태이며 나머지 2기는 일부 파손이 발생했다. 애초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던 옆 선석 1기는 다른 크레인과 접촉이 있었지만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크레인들은 높이가 43~50ｍ에 이르며,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ZPMC사에서 제작해 PNC에 납품했다.

PNC는 피해 조사 결과 사용 불가능한 크레인 1기는 해체한 뒤 새로 발주하고 나머지 크레인 3기는 ZPMC 기술자의 진단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수리가 필요한 크레인 중 일부는 중국으로 옮겨 수리할 가능성이 크다. 사고 크레인들을 모두 비워야 해당 선석에 다른 선박이 접안해 화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해진화한국 관계자는 “ZPMC가 중국에서 사고 관련 자료를 보고 검토한 결과 파손된 크레인 1기는 교체가 불가피해 안전하게 해체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나머지 크레인 중 2기는 하부를 잘라 배에 실어 중국으로 보내 수리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비용 문제로 PNC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PNC 관계자는 “구조계산 등을 거쳐 손상된 크레인의 사용 가능 여부와 수리 부위 등을 확인하려면 최소 1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2부두는 크레인 수가 신항의 다른 부두보다 많은 편이지만 크레인이 정리되면 곧바로 사고 선석에서 하역을 재개할 수 있어 심각한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