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아디다스 매장 (사진=EPA연합)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내건 정부의 임대료 납부 유예에 편승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사과했다.

지난 1일 아디다스는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실수했고 많은 신뢰를 잃었다”면서 “우리는 마음을 다해 사과하고 싶다. 건물 주인들에게는 4월 임대료를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보는 기업과 노동자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지원책 내용 중에는 코로나19로 재정 위기에 처한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임대료 납부 유예 등이 포함돼있었다.

아디다스는 작년 22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중국 시장 매출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매장들의 휴점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에 회사는 지난주 “코로나19 위기와 싸우는 동안 임대료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독일 당국자들은 회사에 대해 “위기 상황에서 결속력 부족을 드러냈다”고 비판하며 “재정적으로 건전한 기업이 상황을 악용하면 안 된다”고 꼬집어 말했다.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대형 소매업체의 임대료 납부 중단이 “화나게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고, 그 외 크리스틴 람브레히트 법무장관도 “점잖지 못하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디다스 카스퍼 로스테드 최고경영자(CEO)는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며칠 전 “아디다스 매장의 임대인들은 대부분 대형 부동산 회사와 보험사들”이라고 말했으나, 여론의 비판을 잠재우지 못해 결국 임대료 납부 중단 방침을 스스로 철회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웹사이트 성명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계획을 폐기하고 임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겠다”며 “앞으로 마스크를 생산해 코로나19 싸움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재헌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