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 전경. 국제신문DB

대형선망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다음 달부터 3개월간 자율휴어제를 시행하기로 해 부산공동어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형선망수협(선망수협)은 주 어종인 고등어 등 어자원 보호와 선주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3개월 휴어를 고수하는 반면 중도매인협동조합과 항운노조 어류지부 등은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며 2개월로 줄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선망수협은 다음 달 6일부터 오는 7월 9일까지 3개월간 자율휴어제를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대해 중도매인조합 측은 지난해 3개월간 효과도 입증되지 않는 정책 추진으로 중도매인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었는데 올해 또다시 3개월간 휴업을 강행한다면 주 40시간 근무에 맞춰 주말 위판을 하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도매인조합 문수철 이사장은 “중도매인 선사 항운노조는 공동체로 한 곳이 잘못되면 나머지가 피해를 보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선망수협이 3개월 휴어제를 밀어붙인다면 중도매인들에게 인적·물적·정신적 피해를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운노조 어류지부도 3개월간 일을 쉬면 수입이 없어 생계가 막막해진 어류 선별 작업자 상당수가 작업장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어 본격적인 어기에 인력을 공급하기 어렵다며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선망수협 측은지난해 선망노조와 3개월 휴어제를 골자로 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데다 정부의 어자원 보호 정책에 호응해 내린 결정이어서 번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손해를 볼 것이 뻔한데도 선주에게 조업에 나서라고 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선망수협 관계자는 “조업에 나서면 씨알이 작은 고등어를 잡는다고 뭇매를 맞고 이제는 중도매인과 항운노조원의 생계를 위해 선사들이 손실을 보면서 조업하라고 하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선망노조 황춘옥 위원장도 “‘다 같이 죽자는 거냐’고 비판하는데 남획을 줄이고 어자원을 회복해 ‘다 같이 살자’는 게 우리 생각”이라며 “중도매인과 항운노조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