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 24곳이 이번 감사결과에 따라 상장폐지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지난해부터 적용된 ‘신 외부감사법’으로 올해도 깐깐한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가총액 총 2조가 넘는 이들 기업의 향방에 관심이 주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2018회계연도 사업보고서 제출 당시 비적정 감사의견(한정·부적정·의견거절)을 받은 뒤 1년간 상장폐지가 유예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12월 결산 기업)는 37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미 상장이 폐지됐거나, 자발적인 재검사를 거쳐 적정 감사의견을 받고 거래가 재개된 회사 등을 제외한 24곳(코스피 3곳·코스닥 21곳)은 올해 또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총 2조1794억 원 규모로, 상장폐지가 진행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 원 가량의 주식이 빠지게 된다.

　해당 기업들은 지난해 비적정 감사의견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뒤 기업 심사위원회에서 개선 기간 1년을 받고 일단 상장을 유지하게 됐다. 이전까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회사는 즉시 상장폐지되거나 6개월 안에 재감사를 거쳐 적정 감사의견을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회계감사 과정에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코스피·코스닥시장 상장 규정 개정안을 승인하며 1년간 유지하게 됐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 매매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해당 기업은 시가총액 8000억 규모의 코스닥 상장사 케어젠을 비롯해 에스마크, 바이오빌, 피앤텔 등이다. 코스피 상장사는 웅진에너지, 건설업체 신한, 세화아이엠씨 등이다.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